이재명 “전두환 활보, 정의의 실종이자 부끄러운 자화상”

입력 2020-10-05 17:14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는 5일 전두환의 건재를 지적하며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전두환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에서 검찰이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법정 최고형인 2년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 지사는 “참혹했던 1980년 이후 5·18 피해자들 중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들만 마흔 분이 넘는다”며 “도청에서의 최후항쟁 이래 80년대 내내 진실을 알리려 산화한 열사들과 아울러, 이분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명백하게 역사를 제대로 세우지 못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 “백주대로에 전두환이 활보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에서의 정의의 실종이자, 불의한 세력을 단죄하지 못한 민족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 지사는 “곧 있을 선고공판을 통해 전두환의 역사왜곡과 영령들에 대한 모독이 엄중히 처벌받기를 바란다”며 “그래야 민정당 후예들과 망언세력들이 자신들 이익을 위해 감히 5·18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지난 4월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후 부인 이순자 씨와 귀가하고 있다. 뉴시스

이 지사는 “이번 사자명예훼손 뿐 아니라, 전두환에게는 벌하지 못한 여죄가 많다”며 “집단발포명령 지휘계통을 밝히지 못한 5월 21일부터 26일까지의 수많은 내란목적살인, 그 의도조차도 불명확한 양민학살(주남마을 사건 등), 헬기 기총소사 등 일일이 열거하기 버겁다. 이 사건들은 단죄받지 않았기에 당연히 사면도 이뤄지지 않은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현 정부 들어 어렵게 만들어진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지난 5월부터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반드시 전두환에 대한 직접조사, 특검 등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전두환을 단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에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언급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