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4만원대 5G 요금제 출시…경쟁사도 “검토 중”

입력 2020-10-05 15:48
모델이 서울 KT 광화문빌딩에 위치한 대리점에서 신규 5G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KT가 4만원대의 5G 요금제를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선보였다. 5G 서비스가 고가에도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정체된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KT는 월 45000원(부가세 포함)에 데이터 5GB(기가바이트)를 제공하는 ‘5G 세이브’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5일 밝혔다. KT 측은 “신규 요금제는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고객을 위한 요금상품”이라며 “선택약정 25% 할인을 받으면 월정액 3만3750원에 사용할 수 있어 요금 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5GB의 기본 제공 데이터를 소진할 경우 최대 400Kbps(초당 킬로비트)의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이통 3사가 청소년·시니어 대상 요금제를 제외하고 서비스 중인 5G 요금제의 최저가는 5만5000원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해당 요금제에서 데이터 9GB를 제공한다. KT 역시 5만5000원에 데이터 8GB를 제공하는 ‘5G 슬림’ 요금제가 기존 5G 최저 요금제였다.

이번 KT의 중저가 요금제 출시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꾸준히 지적을 받아온 ‘고가 5G’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속도·커버리지 등 서비스 품질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요금이 책정돼있다는 비판이다. 정부에서도 통신비 인하를 위해 이통 업계에 3~4만원대의 5G 요금제 출시를 요구해왔다.

경쟁사들은 KT의 신규 요금제 출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3사의 요금제가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과 데이터 제공량을 맞춰온 만큼 연쇄적으로 4만원대 5G 요금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내놓은 수준의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을 경우 가입자를 빼앗길 수 있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아직 연간 수조원의 5G 망 투자가 이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ARPU(가입자당 매출)가 떨어지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통 3사의 가입자 점유율은 SK텔레콤이 41.7%로 가장 앞서있고, KT가 26.8%, LG유플러스가 21.0%로 뒤를 쫓고 있다.

KT는 이날 ‘5G 심플’ 요금제도 새로 출시함으로써 요금체계를 다양화했다. 6만9000원에 월 110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또 월 8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슬림’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8GB에서 10GB로 늘렸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