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팀, 프랑스오픈 준결승서 ‘흙신’ 대결 펼칠까

입력 2020-10-05 14:48
도미니크 팀. AFP연합뉴스

클레이 코트의 황제 ‘흙신’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차세대 흙신’ 도미니크 팀(3위·오스트리아)이 나란히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800만유로) 8강에 올랐다. 둘 다 8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준결승에선 두 선수 간 클레이코트 자존심 대결을 볼 수 있게 됐다.

팀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위고 가스통(239위·프랑스)을 풀세트 접전 끝에 3대 2(6-4 6-4 5-7 3-6 6-3)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나달은 앞서 열린 경기에서 서배스천 코르다(213위·미국)를 3대 0(6-1 6-1 6-2)으로 완파해 팀과 나달은 준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팀은 ‘차세대 흙신’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서 4년 연속 준결승에 올랐고, 최근 2년간은 연속 결승에 올랐을 정도로 클레이 코트에 강세를 보인다. 지난 두 번의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나달에 무릎을 꿇고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번엔 어느 때보다 기세가 좋다. 바로 직전 메이저 대회였던 US오픈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하며 20대 주자 중 유일한 메이저 대회 타이틀 홀더가 됐기 때문이다. 이번이 나달에게 설욕할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이날 팀의 경기력은 좋지 못했다. 랭킹 200위권의 가스통을 상대로 3시간32분의 혈투를 벌이고 겨우 이겼다. 첫 두 세트를 따내고도 가스통의 드롭샷에 애를 먹으며 3, 4세트를 내리 내줬다. 팀은 경기 뒤 “마치 다른 행성에서 온 듯했던 드롭샷이었다”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끝까지 평정을 유지한 나 자신에 만족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팀은 8강에서 상대전적 6승 2패로 우위에 있는 디에고 슈와르츠만(14위·아르헨티나)을 상대한다. 두 선수의 메이저대회 맞대결은 처음이다.

프랑스오픈 13번째 우승과 로저 페더러(4위·스위스)가 보유한 메이저 남자 단식 최다 우승(20회) 타이 기록에 도전하는 나달은 야니크 시너(75위·이탈리아)와 8강에서 만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