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과 자영업자들의 ‘퇴사’ ‘폐업’ 과정을 공유하는 브이로그(Vlog) 콘텐츠가 늘고 있다. 브이로그란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개인의 일상을 기록한 영상을 뜻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사업에 직격타를 맞은 자영업자들이 매출 감소를 견디다 못해 폐업하는 과정을 담은 브이로그가 카페, 헬스장, 공장 등 전 업종에 걸쳐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가게를 철거하고 구청을 방문해 폐업 신고하는 등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내며 어려운 시기지만 함께 힘을 내자는 위로를 전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버 ‘텐씨씨’는 한때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 있었던 카페를 폐업했다. 그는 브이로그를 찍게 된 과정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쓰지 않은 게 없던 카페였다”며 “없어진다 생각하니 아쉬움이 커서 영상으로 담아보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영상을 통해 폐업 전 마지막으로 카페를 방문해 팬케이크와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먹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사업자등록증, 영업신고증 등을 정리하며 카페를 운영할 당시 열정 가득했던 모습을 회상하기도 했다. 영상을 시청한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사장님 어디서 어떤 업을 하시든 대박 나시리라 믿는다” “다음에는 잘될 거다. 힘내라” 등의 응원을 전했다.
유튜버 신혜양은 다니던 회사가 폐업하면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 그는 ‘회사가 폐업합니다. 중소기업 마지막 출근 브이로그’라는 제목으로 퇴직 전 2주일간 일상을 촬영한 영상을 올려 4개월 만에 조회수 29만회를 기록했다.
그는 “해고 사유는 부도 직전의 경영 악화로 공장 일체를 포함한 부동산의 매각”이라며 “그동안 회사가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갑작스럽게 회사가 문 닫는다고 전해 듣고 많이 당황했지만 그래도 정이 많이 들었나보다. 기분이 이상하다”고 소감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신혜양은 “나름대로 열심히 다녔다”며 “실업급여부터 알아보고 취업도 이제부터 천천히 알아보겠다”며 퇴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폐업하는 회사를 청소하고 서류 정리를 끝낸 그는 “긍정적으로 생각할게요. 어쩔 수 없는 거지. 파이팅할게요”라며 긍정적인 기운을 전달해 많은 네티즌의 응원을 받았다.
올해 1월부터 이달 5일까지 유튜브에 ‘폐업 브이로그’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영상은 50개에 달했다. 폐업을 고민하거나 폐업 이후 모습을 담은 영상은 100개 이상이었다. 이들은 폐업 후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나 소득 창출을 위해 대리운전 등의 알바를 하는 모습을 촬영해 보여주며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