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곳곳의 ‘5·18 사적지’가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체험하고 익히는 교육공간으로 잇따라 탈바꿈한다.
광주시는 “5·18 사적지인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 들어설 민주·인권 기념파크와 솔로몬 로파크 조성 사업의 행정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위탁 개발사업자로 지정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옛 광주교도소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속속 밟고 있다는 것이다.
시와 LH는 건축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22년까지 실시계획 인가·고시를 마치고, 2023년부터 실시설계와 함께 공사에 들어가 2025년 기념 파크를 준공할 예정이다.
민주·인권 기념 파크는 옛 광주교도소 부지 10만6000㎡에 1145억 원을 들여 인권교육훈련센터, 인권평화교류센터, 인권평화기념공원, 인권 유스호스텔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옛 광주교도소 1만8946㎡ 부지에 조성 중인 솔로몬 로파크 건립공사는 내년 상반기 완공된다.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법 교육 시설로 대전, 부산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 문을 여는 솔로몬 로파크에는 각종 법 체험·교육 시설이 들어선다.
옛 광주교도소 상징성을 활용해 어려운 법 상식을 쉽게 이해하도록 안내하는 로파크에는 모의재판, 교도소, 입법절차 등을 체험하는 법 체험관과 전시·관람시설, 도서관, 법연수관 등이 건립된다.
5·18 자유공원 상무대 영창은 전시·체험시설을 확충하고 낡은 건물을 개보수해 올해 12월 새롭게 선보인다. 상무대 영창은 민주인사들이 잔혹한 고문과 감금을 당했던 곳이다.
5·18 진압 작전의 실질적 지휘본부이자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민주인사와 학생운동 지도부 등 각계 인사들이 끌려가 고문을 당했던 505보안부대 원형 복원을 위한 설계용역도 진행 중이다.
옛 505보안부대 터는 이 부대가 지난 2005년 11월 31향토사단으로 이전한 뒤 본관과 면회실, 위병소, 내무반, 연립관사 등 8동의 건물이 방치돼 있다.
5·18 당시 상무대에서 계엄군의 고문·구타로 다친 시민들이 삼엄한 감시 속에 조사와 함께 치료를 받던 옛 국군 광주병원에는 국가폭력 피해자 치료공간인 국립 트라우마센터가 건립된다.
1980년 ‘최후의 항전지’로 다수의 시민이 희생된 옛 전남도청과 부상자를 위해 헌혈을 하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던 옛 적십자병원도 복원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앞서 1980년 당시 헬기 사격 탄흔이 남은 전일빌딩은 ‘전일빌딩 245’라는 명칭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지난 5월 새로 문을 열었다. 245는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탄흔 갯수이자 새 도로주소 체계에 의해 부여된 주소번호다.
윤목현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장은 “5·18 사적지를 민주·인권 정신을 기리고 교육하는 공간으로 꾸며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