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매각 16년만에 당사 매입한 野 “정권 되찾겠다”

입력 2020-10-05 13:22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서 열린 국민의힘 현판식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6년 만에 사들인 서울 여의도 당사로 옮겨 새 간판을 달았다. 국민의힘은 박근혜 당대표 시절 당사를 매각한 후 당사를 임차해 써왔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5일 오전 여의도 남중빌딩에서 새 중앙당사 현판식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4개월 전 비대위를 만들어 당명과 당색, 로고에 당사까지 새롭게 준비됐다”며 “과거를 다 이제는 좀 잊고 새로운 각오로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4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이어지는 대선에서 다시 정권을 되찾아온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 당사에서의 첫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입법을 추진하는 ‘공정경제 3법’에 더해 노사관계를 개혁할 노동관계법도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 사회 전 분야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발표에 보면 우리나라 고용률은 141개국 중 102번째, 노사관계는 130번째, 임금의 유연성은 84번째다. 모두 후진국 수준”이라며 “노동법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는 4차산업 전환 과정에서 엄청난 마찰이 예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 3법은 그것대로 하는 것”이라며 “노동법은 따로 개정을 시도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 3법과 노동관계법 개정을 연계해 처리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6년 만에 새 당사를 마련해 입주하게 되니 감개무량하다”며 “제대로 잘해서 국민에게 신뢰받고 꼭 수권정당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김선동 사무총장은 “정말 가슴 벅찬 순간”이라며 “2004년 중앙당사를 매각하고 천막당사로 이전했던 날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새 당사로 매입한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은 2002년 16대 대선에서 패한 뒤 2004년 ‘차떼기 파동’을 겪으면서 당 쇄신을 위해 여의도 중앙당사를 매각, 천막당사와 서울 염창동 당사를 썼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는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으로 옮겼다. 한양빌딩 시절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을 배출하면서 이곳은 ‘명당’으로 인식됐으나 2018년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여의도를 떠나 서울 영등포동 우성빌딩에 2개층을 임차해 당사로 사용해왔다.

국민의힘은 새 당사를 400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시도당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매입 자금을 마련했다. 당 지도부는 당사를 둘러본 뒤 새 당색으로 정한 빨강, 파랑, 하양 3색 희망카드에 글을 쓴 뒤 ‘국민힘나무’라는 이름을 붙인 나무에 붙였다. 희망카드에 김 위원장은 ‘국민의 힘으로 정권 재창출’을, 주 원내대표는 ‘새터! 새출발!’을 썼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날 새 당사에 화환을 보내 축하의 뜻을 전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