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선발 콜 “최지만에게 난타당한 건 내가 못해서”

입력 2020-10-05 13:00
뉴욕 양키스 선발투수 게릿 콜이 지난달 29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열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 등판해 공을 뿌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시간으로 6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과 맞대결 할 뉴욕 양키스의 우완 선발 게릿 콜(30)이 경기를 앞두고 이를 의식하는 발언을 내놨다. 앞서 최지만이 자신에게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 게 최지만의 기량보다는 자신의 실수 탓이라는 이야기다.

콜은 5일 스포츠넷뉴욕(SNY)와의 인터뷰에서 “최지만의 활약을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내 투구가 안 좋은 게 많았다”고 말했다. 다음날 자신이 선발 등판할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첫 경기를 앞두고 최지만과의 맞대결에 현지 언론의 이목이 유독 집중된 데 대한 답이다.

최지만은 여태까지 콜의 천적이나 다름 없었다. 콜을 상대한 것만 계산하면 통산 12타수 8안타로 타율 0.667에 3홈런 8타점 3볼넷, OPS는 2.400이다. 특히 OPS 기록은 콜을 6번 이상 상대한 타자 중 MLB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다.

콜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내 투구가 나빴던 것으로) 받아들인다. 최지만이 어떻게 스윙을 할지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지만은 좋은 투구를 상대로도 몇 번은 좋은 스윙을 하고, 나쁜 투구를 상대할 때도 그럴 것”이라면서 “(최지만의 스윙과는 별개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야 한다. 더 좋은 투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만의 활약 덕분에 탬파베이는 이번 시즌 콜에게 유독 강했다. 콜이 양키스 선발로 등판한 정규시즌 3경기에서 2승 1패를 따냈다. 이 3경기에서 콜이 허용한 홈런 5개 중 2개가 최지만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각각 받아친 홈런이었다. 콜이 이번 정규시즌 허용한 총 홈런 수는 14개다.

이번 시리즈는 아메리칸리그 결승인 챔피언십시리즈(ALCS) 무대로 향하는 길목이다. 이번 시리즈와 ALCS를 연달아 이겨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차지한 구단이 마지막 월드시리즈 무대로 향하는 티켓을 거머쥔다. 최지만에게나 콜에게나 양보할 수 없는 승부다.

탬파베이와의 경기를 제외하면 이번 시즌 콜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총 73이닝 동안 삼진 94개를 뽑아냈고 앞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한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도 선발로 나서 삼진 13개를 잡았다. 현역 최고의 우완 강속구 투수 중 하나라는 명성이 아깝지 않은 활약이었다.

탬파베이와 양키스는 같은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에 소속된 덕에 서로에게 익숙하다. 콜은 “탬파베이는 공수 모든 면에서 정말 좋은 팀이다. 공격 방법도 다양하다”라고 칭찬했다. 그는 “서로에게 익숙하다는 건 일종의 이점이 될 수 있다. 그걸 얼마나 잘 활용할지에 따라 좀 더 유리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은 지난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몸 담았던 시절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탬파베이를 상대한 적이 있다. 당시 애스트로스는 그가 선발로 나선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해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콜은 월드시리즈 7차전 패배 때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며 팀이 준우승에 그치는 걸 지켜봐야 했다. 콜이 이번 시리즈를 벼르고 있는 이유다.

콜은 “이번 여정에서 이 시점에 이르기까지 나만의 동기가 있다. 나뿐 아니라 구단의 다른 사람들 역시 각자 자신만의 동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모두가 최대한 동기를 부여해야 트로피를 따낼 수 있다. 동기가 되는 경험을 할 당시에는 괴롭지만 결국에는 그 경험이 쓸모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