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충남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서울 등 다른 지역의 유통 거점을 거치지 않고 인근 마트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충남도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도내 하나로마트·롯데마트 등에 직접 납품하는 ‘충남 농산물 로컬마트 공급체계’를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이 사업은 물류비용 절감을 통한 농업인 소득 증대, 도내 마트의 타지 농산물 판매 문제 완화, 소비자 구매 만족도 증진 등을 위해 마련됐다.
현재 상당수의 충남 농산물은 농가에서 생산된 뒤 산지유통인~수도권 도매시장~중도매인~소매상을 거쳐 소비자까지 총 6단계의 유통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충남도민이 거주지 근처 마트에서 구입하는 농산물 대부분이 인근 농가에서 생산된 것이 아닌 수도권 도매시장을 거쳐 온 상품인 셈이다.
이 경우 주산지 주민들조차도 이웃 농가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지역 마트에서 구입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특히 수도권 도매시장을 거치며 발생하는 물류비용과 도매시장 수수료, 도매업체의 판매 이윤 등이 붙게 되면 농업인의 소득은 줄고 소비자는 더 많은 값을 치러야만 한다. 유통 과정이 길어지며 농산물의 신선도 역시 하락한다.
이번에 도가 구축한 로컬마트 공급체계는 ‘농가~농협~로컬마트~소비자’ 등 유통 단계를 4개로 줄였다.
거점농협으로 지정된 예산농협·금산만인산농협이 산지농협 20곳을 통해 도내 하나로마트 30곳, 충남·대전 롯데마트 8곳의 발주량을 맞추는 방식이다.
거점농협은 판매 이윤 없이 5%의 수수료만 받고 각 마트에 제품을 공급한다. 도는 한시적으로 물류비용 전액을 지원할 계획이다.
취급 농산물은 28개 품목 45개이며, 유통은 충남 농특산물 특별브랜드인 충남오감의 통합물류시스템을 활용한다.
이번 공급 체계가 자리잡을 경우 농산물 산지는 유통 단계 축소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마트는 재고 부담 없이 인근 농가에서 농산물을 직접 공급받을 수 있고, 소비자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신선한 지역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도는 향후 산지농협·하나로마트 등과 협의회를 운영하며 로컬마트 공급 체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오세운 충남도 농식품유통과장은 “그동안 충남 농산물이 수도권을 경유해 지역에 납품되거나, 타지 농산물이 도내 마트에 다량 납품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공급체계는 생산자와 소비자, 판매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충남 및 인근 지역 다른 대형마트와도 협력해 도내 농산물을 직접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