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는 순간 실패가 된다.’ 스스로 내려온 최빛(전혜진), 파면 기소된 우태하(최무성), 불의와 타협 않고 자리서 물러난 강원철(박성근), 굳건히 흔들리지 않았던 한여진(배두나), 그리고 여전히 정의로웠던, 환하게 웃으며 떠난 황시목(조승우).
tvN ‘비밀의 숲2’가 8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4일 막을 내렸다. 뜨거운 관심은 시청률로 입증됐다. 최종회는 시청률 수도권 평균 11%, 최고 12%, 전국 평균 9.4%, 최고 10.1%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 역시 수도권 평균 5.8%, 최고 6.4%, 전국 평균 5.4%, 최고 5.8%로 자체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지상파 포함 전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케이블, IPTV, 위성 통합 유료플랫폼 기준·닐슨코리아 제공)
침묵의 커넥션으로 얽혔던 최빛과 우태하의 앞날은 달랐다. 최빛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 지검장 박광수(서진원) 사체 유기와 증거 조작 등의 사실을 모두 밝혔고 본청 정보부장직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우태하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완벽했던 계획이 서동재(이준혁) 때문에 어그러졌다는 궤변만 이어갔다. 결국 파면과 기소가 결정됐고 검경협의회는 무산됐다.
커넥션 끝에 숨어 있던 한조 그룹 회장 이연재(윤세아)는 변하지 않았다. 아버지 세대가 했던 대로 뇌물과 편법으로 그룹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황시목과 한여진 역시 변하지 않았다. 부정한 권력에 맞서 끝까지 싸워낸 발자취는 희망을 안겼다. 우태하의 개인 일탈로만 사건을 덮으라는 대검 차장검사의 압박에도, 검찰이 굴욕을 맛보더라도 우태하가 가짜 목격자의 배후라는 사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70년이나 지켜온 수사권을 흥정의 대상으로 만든 사람들, 이를 남용하고 오용해서 지키지 못한 사람들이 문제”라는 일침도 잊지 않았다.
한여진은 혁신단 해체 이후에도 정보국에 남았다. 옳은 일을 하고도 상사를 제 손으로 내친 ‘검은 머리 짐승’이란 따돌림을 받으면서도 용산서로 돌아가지 않고 내린 결정이다. 어디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자신에게 회식에 꼭 오라는 용산서 강력 3팀 식구들의 연락을 받고 남몰래 눈물도 흘렸지만, 시즌1처럼 단발로 머리를 자르고 마음을 다잡았다.
말미에는 시즌1의 주역 이창준(유재명), 영은수(신혜선), 윤세원(이규형) 과장이 등장했다. 황시목의 꿈에 나타난 이들은 미래를 암시하는 듯했다. 이창준이 막아선 서동재는 의식을 회복했고, 다른 길로 간 강원철은 사임했다. 그런데 윤 과장이 이창준, 영은수와 동행했다는 황시목의 설명을 들은 한여진은 교도소를 찾아갔다. 윤 과장에게 물품을 보냈던 사람이 박무성의 아들 경완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그가 살아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어떤 유가족에겐 의미가 있다는 점을 알렸다.
극이 마무리된 후 실시간 검색어에 ‘비밀의 숲 시즌 3’가 오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tvN 측은 “시즌3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첫 회 오프닝을 장식했던 이창준의 내레이션은 최종회도 마무리하며 더 없는 전율을 선사했다. “진리를 좇아 매진하는 것, 도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 이는 모두 끝이 없는 과정이다. 멈추는 순간 실패가 된다. 변화를 향해 나아간다는 건 나의 발이 바늘이 되어 보이지 않는 실을 달고 쉼 없이 걷는 것과 같다. 한 줌의 희망이 수백의 절망보다 낫다는 믿음 아래 멈추지 않는 마음으로 다시”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