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상당의 빚 의혹이 불거졌던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예비역 대위 이근(36)씨가 피해자와 화해했다고 5일 밝혔다. 이씨는 앞서 피트니스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가 기획·제작한 웹예능 ‘가짜사나이’로 스타덤에 올랐었다.
이근 대위 “A씨 주장 사실 확인, 정확히 변재해”
이씨는 이날 본인 유튜브 채널에 ‘A씨의 명예가 회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제목의 1분31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이씨는 “저는 A씨와 채무 관계를 갖게 됐고 서로 주장이 달라 논란이 생겼다”며 “과거 A씨와 여러 차례 금전 거래를 한 내역으로 갚았다고 착각했고, 이 부분과 관련해 A씨와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와 직접 만나 대화를 했고 A씨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이 점에 대해 A씨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법원에서 정한 채무 비용 모두를 정확하게 변제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이 영상은 해당 건에 대한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 A씨 명예 회복을 위해 촬영하는 것”이라며 “A씨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신상털기, 사진 퍼 나르기, 외모 비하 등 인신공격을 중단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다시 한번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켜 모든 분께 죄송하다”며 “UDT 선후배님께 물의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A씨도 본인 인스타그램 게시물과 이씨의 유튜브 영상 댓글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인스타그램에는 이씨와 함께 찍은 사진도 업로드됐다. A씨는 “이근 형님이 대전으로 오셔서 만났다. 서로의 입장에 대해 대화하고 진심으로 사과했고 화해했다”며 “채무 관계를 깨끗하게 해결했고, 감정 문제도 정리했다”고 밝혔다.
A씨는 또 “여러 번의 금전 거래 내역으로 인한 착각이 있었다. 서로의 불신으로 지인을 통해 소통하다 보니 소통이 잘 안 된 채 오랜 시간이 지나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며 “예상보다 훨씬 사안이 커졌고 큰 피해를 받은 형님(이씨)에게 미안하다. 개인 간 문제이지만 결과적으로 부대 선후배님들께 우려를 끼쳤고 정말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폭로→해명→재반박… 진실 공방전
이씨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는 지난 2일 A씨가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이씨가 2014년 200만원을 빌려 가고도 갚지 않았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A씨가 공개한 2016년 진행한 민사소송 판결문 주문은 “피고(이씨)는 원고(A씨)에게 200만원과 이에 대해 2016년 4월 27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적혀 있다. A씨는 “오랫동안 참다 2016년에 민사소송을 해서 승소했다”면서도 “(이씨가) 지인들한테는 ‘돈 빌린 적 없는데 이상한 소리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공방전은 폭로에 이은 해명, 재반박으로 번졌다. 이씨는 이튿날 유튜브 영상을 게재하고 “200만원 이하의 금액을 빌리긴 했으나 100만~150만원의 현금을 변제하고 스카이다이빙 장비 및 교육 등으로 나머지 금액을 갚았다”고 해명했다. 영상에는 당시 A씨를 스카이다이빙 교육한 장면들도 함께 담겼다. 소송 패소 관련해서는 “당시 미국에서 교관으로 활동했고 이라크 파병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며 “부모님께 밀린 우편물을 받은 뒤에야 사건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이씨와 나눈 통화 녹취록과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재차 반박했다. 2015년 12월 4일 부산의 한 행정사 사무소에서 작성된 녹취록에 따르면 이씨는 같은 해 10월 27일 A씨와 통화하며 11월 1일과 12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200만원을 갚기로 했다. 하지만 A씨는 이씨가 결국 돈을 갚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15년 12월 1일에 전화했는데 안 받았고, 연락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로 연락과 입금을 기다렸으나 계속 연락하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다들 저를 쓰레기 거짓말쟁이로 몰아 밤새 공격한다”며 “증거를 제시해도 믿지 않고, 논점을 흐리는 본질 밖의 꼬투리 잡기와 인신공격만 이어질지 모르겠다. 제가 어떻게 해야 당한 일을 믿어줄까”라고 덧붙였다.
스타덤 이근 대위, 행보는?
마지막 해명 영상으로 당사자 간의 갈등은 봉합되는 듯하지만 파장은 남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기 유튜버들이 UDT 훈련을 받는 과정을 그린 ‘가짜사나이’에서 교육대장 역할을 맡은 이씨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방송가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해당 예능에서 “반으로 죽일 거야” “인성 문제 있어?” 등 숱한 유행어를 히트시킨 그는 SBS ‘제시의 쇼터뷰’에 출연한 데 이어 ‘집사부일체’ 사부로 등장했고, JTBC ‘장르만 코미디’ 고정 자리를 꿰찼다.
최근 MBC ‘라디오스타’ 녹화를 마친 이씨는 비단 예능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최근 ‘군대리아’ 버거를 출시한 롯데리아 등 다수 제품 광고 모델로도 발탁됐었다. 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일련의 논란은 이씨의 행보에도 얼마간 영향을 끼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빚 금액이 소액이라 할지라도 스타의 문제와 관련한 근래 대중의 도덕적 잣대가 높아졌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