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28)이 부상 복귀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공격포인트 3개를 적립하며 리그 득점 공동 선두(6골)에 올랐다.
손흥민은 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멀티골과 1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역사적인 6대 1 대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지난달 28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전반만 뛰고 교체됐다. 이에 한동안 결장이 불가피할 걸로 보였다. 첼시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4라운드, 마카비 하이파(이스라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에도 나오지 못하면서 이런 우려는 커졌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날 선발명단에 깜짝 등장했다.
손흥민은 단지 ‘출장’에만 그치지 않았다. 허벅지에 테이핑을 하고 나온 손흥민은 계속해서 최후방 라인을 무너뜨리며 맨유 골문을 위협했다. 그리곤 전반 7분 1-1 상황에서 역전골을, 앙토니 마르시알이 퇴장 당해 수적 우위를 점한 전반 30분과 37분엔 각각 도움과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맨유를 상대로 11경기에 나서 한 골도 넣지 못했던 손흥민은 맨유전 골 개시를 ‘멀티골’로 해냈다.
4경기에서 6골을 폭발시킨 손흥민은 에버턴의 도미닉 칼버트-르윈과 더불어 리그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여기에 분데스리가에서 98골을 넣었던 차범근 전 감독을 넘어 유럽 정규리그에서 한국인 최초 100골 고지에 오르는 역사적인 대기록도 작성했다.
경기 후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 해리 케인과 함께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9.4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스카이 스포츠도 손흥민과 케인, 오리에에게 역시 가장 높은 9점을 줬다.
손흥민은 경기 뒤 구단 홈페이지의 인터뷰 영상에서 “내 햄스트링에 마법이 일어났다”며 “빅매치에서 뛰어 팀을 돕고싶었다. 치료를 잘 받았고 훈련도 열심히 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이겨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맨유 홈 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처음 득점을 올린 것에 대해 “박지성이 이곳에서 뛰었기에 내게는 특별히 더 의미기 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맨유 경기를 봤다”며 “이번 승리가 믿어지지 않고 팀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정말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활약과 마르시알의 퇴장 악재 속에 맨유는 1996년 사우샘프턴, 2011년 맨체스터 시티전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 6실점 경기란 굴욕을 맛봐야 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