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 여행 논란과 관련해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 측면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남성인 이 교수 본인이 장관직을 수행하는 위치였다면 과연 배우자의 해외여행을 용인했겠느냐는 것이다.
박 의장은 5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남편(이 교수)이 장관이었으면 남편의 배우자(강 장관)가 과연 이런 선택(미국 여행)을 할 수 있었을까”라며 “그런 면에서 봤을 때 공직 수행에 있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혹은 남녀 간 차이가 이 사안에서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어 다소 안타까운 심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 교수가 공인이 아니며 그의 해외여행 역시 위법이나 불법의 소지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 교수는) 공인의 배우자일 뿐이고 때문에 공인에게 요구되는 언행을 똑같이 요구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외교부의) 특별여행주의보는 일종의 권고다. 여행 자제나 취소, 연기를 권고하는 행정 주의보이기 때문에 그것을 어겼다고 해서 위법이나 불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그러면서도 “지금 해외여행 가고 싶은 분이 얼마나 많겠느냐. 여행뿐 아니라 친지의 결혼 등 집안일로도 출국을 자제하는 마당”이라며 “주무 부처인 외교부의 장관 배우자가 이런 결정을 한 데 대해 국민들은 굉장히 비판적이고 유감스럽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솔직한 심정으로 강 장관께 위로를 드리고 싶다”며 “이 문제를 가지고 (두 사람이) 오래 의견을 나누지 않았겠느냐. 갑작스럽게 의사결정이 이뤄진 것도 아니고 갑작스럽게 출국한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당한 갈등 내지는 이 문제를 둘러싼 가족 간 대화가 있었을 텐데, 결국 이분은 배우자의 공직 수행에 부담을 주더라도 자기 개인의 삶을 포기할 수 없다는 뚜렷한 개성과 마이웨이 정신을 가진 분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타인의 사생활 문제이기 때문에 평가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공직을 수행하는 배우자에 대해 조금 더 배려심이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