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강 장관 남편 논란에 “가부장적 측면 엿보여”

입력 2020-10-05 09:44 수정 2020-10-05 10:07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1월 20일 4·15 총선에서 경기도 고양을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모습. 국민일보DB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 여행 논란과 관련해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 측면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남성인 이 교수 본인이 장관직을 수행하는 위치였다면 과연 배우자의 해외여행을 용인했겠느냐는 것이다.

박 의장은 5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남편(이 교수)이 장관이었으면 남편의 배우자(강 장관)가 과연 이런 선택(미국 여행)을 할 수 있었을까”라며 “그런 면에서 봤을 때 공직 수행에 있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혹은 남녀 간 차이가 이 사안에서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어 다소 안타까운 심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그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박 의장은 이 교수가 공인이 아니며 그의 해외여행 역시 위법이나 불법의 소지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 교수는) 공인의 배우자일 뿐이고 때문에 공인에게 요구되는 언행을 똑같이 요구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외교부의) 특별여행주의보는 일종의 권고다. 여행 자제나 취소, 연기를 권고하는 행정 주의보이기 때문에 그것을 어겼다고 해서 위법이나 불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그러면서도 “지금 해외여행 가고 싶은 분이 얼마나 많겠느냐. 여행뿐 아니라 친지의 결혼 등 집안일로도 출국을 자제하는 마당”이라며 “주무 부처인 외교부의 장관 배우자가 이런 결정을 한 데 대해 국민들은 굉장히 비판적이고 유감스럽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솔직한 심정으로 강 장관께 위로를 드리고 싶다”며 “이 문제를 가지고 (두 사람이) 오래 의견을 나누지 않았겠느냐. 갑작스럽게 의사결정이 이뤄진 것도 아니고 갑작스럽게 출국한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당한 갈등 내지는 이 문제를 둘러싼 가족 간 대화가 있었을 텐데, 결국 이분은 배우자의 공직 수행에 부담을 주더라도 자기 개인의 삶을 포기할 수 없다는 뚜렷한 개성과 마이웨이 정신을 가진 분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타인의 사생활 문제이기 때문에 평가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공직을 수행하는 배우자에 대해 조금 더 배려심이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