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일 퇴원한다는데… 혈중 산소 부족 등 의문 여전

입력 2020-10-05 09:30 수정 2020-10-05 13:39
의료진 “트럼프, 매우 잘 지내… 퇴원 후 백악관서 치료”
그러나 두 차례 혈중 산소 농도 크게 떨어져
의료진, 폐에 손상 있는지 등 핵심 질문에 답변 피해

미국 백악관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군 병원의 회의실에서 업무를 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백악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치료하는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좋다”면서 “이르면 5일(현지시간) 퇴원하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두 차례 혈중 산소 농도가 크게 떨어졌었다고 시인했다.

특히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혈중 산소 농도가 위험 수위까지 내려간 적이 있는지, 폐에 손상이 있는지 등 핵심 질문에 답변을 피하면서 그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의료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처방한 약이 ‘가벼운 증상’의 환자에게는 주지 않는 치료제라는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도중 차량을 이용해 깜짝 외출을 한 것도 건강악화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숀 콘리 주치의, 브라이언 가리발디 박사 등은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언론 브리핑을 가졌다.

콘리 주치의는 “정확한 사실은 그(트럼프)의 매우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리발디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복 중에 있으며 상태가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처럼 좋아보이고 상태가 계속 좋다면, 우리 계획은 이르면 내일(현지시간 5일) 퇴원시켜 그(트럼프)가 백악관에서 계속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콘리 주치의는 지난 2일과 3일에 두 차례나 트럼프 대통령의 혈중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졌던 사실을 공개했다.

숀 콘리 주치의가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원하고 있는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뉴시스

콘리 주치의는 “지난 2일 늦은 오전 무렵, 고열과 함께 혈중 산소 포화도가 일시적으로 94% 아래로 떨어졌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산소 보충이 필요없다’면서 상당히 단호한 태도를 취했지만 약 2ℓ의 산소 공급이 이뤄진 뒤 산소 포화도가 95% 이상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콘리 주치의는 이어 “어제(3일) 혈중 산소 농도가 약 93% 아래로 떨어지는 ‘또 다른 사건(another episode)’이 있었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주시했고, 다시 (혈중 산소 농도가) 정상으로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콘리 주치의는 3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에 산소가 공급됐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콘리 주치의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혈중 산소 농도가 위험 수위인 9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있는지, 폐에 이상 증세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답을 피해갔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의료진이 트럼프 대통령의 폐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으며 ‘일부 예상했던 결과가 나왔으며 크게 우려할만한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만, 콘리 주치의는 산소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기본 치료제로 간주되는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을 트럼프 대통령이 3일 복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혈중 산소 농도가 98%라고 설명했다.

AP통신은 “혈중 산소 농도는 코로나19 환자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핵심 척도”라면서 “정상 지수는 95%∼100%이며, 90% 아래면 걱정스러운 단계”라고 지적했다.

일부 의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처방된 ‘텍타메타손’이 백악관이 밝힌 대로 ‘가벼운 증상’에 사용되는 치료제가 아니라고 이전부터 경고했다고 CNN방송은 주장했다.

콘리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나는 병의 경과와 관련해 의료진과 (트럼프) 대통령이 가졌던 낙관적 태도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나는 병의 경과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지도 모를 어떤 정보도 주지 않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콘리 주치의는 이어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숨기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진실이 아니었다”면서 “이 일의 정확한 사실은 그(트럼프)가 매우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