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한숨 돌린 수원…강등 전쟁 ‘점입가경’

입력 2020-10-04 21:01 수정 2020-10-04 21:25
수원 삼성 김태환(오른쪽에서 두번째)이 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 중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불과 얼마 전까지 강등 위기에 몰렸던 K리그 명가 수원 삼성이 ‘생존왕’ 인천 유나이티드를 적진에서 잡아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이전 라운드에서 잠시 꼴찌를 벗어났던 인천은 이날 패배로 다시 잔류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원은 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인천을 0대 1로 꺾었다. 구단 유소년 출신 김태환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인천은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오지 못했던 김호남이 선발 명단에 복귀했으나 기존 스리백을 구성했던 김연수와 오반석이 다치면서 제외됐다. 수원은 장기간 부상으로 빠져있던 헨리가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경기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는 찬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전반 동안 바람을 등진 수원은 공세로 일관했지만 측면을 걸어잠근 인천의 수비를 좀체 뚫어내지 못했다. 인천 역시 패스 줄기의 핵심인 아길라르에게 공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수원의 빈틈을 공략하지 못했다.

인천의 측면에 섰던 김호남은 전반 35분만에 송시우와 교체됐다. 인천 구단에 따르면 김호남은 상대와의 충돌 이후 머리에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교체를 요청, 응급차에 실려 구장을 빠져나갔다. 인천 관계자는 다만 기존에 부상을 입었던 허벅지 부위 부상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승부의 추가 먼저 기운 건 수원 쪽이었다. 전반 막판 수원의 역습 상황에서 상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 있던 김태환이 공을 받자마자 간결한 터치 뒤 통렬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인천의 반대편 골망 구석을 흔들었다. 김태환은 박건하 감독이 선수 시절 선보인 옷깃 세우기 세리머니를 재현하며 박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후반 들어 인천은 수비 라인을 잔뜩 끌어올려 반격에 나섰으나 수원의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는 못하면서 유효슈팅을 만드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수원은 발이 빠른 한석희를 내세워 앞으로 올라선 인천의 뒷공간을 노리는 한편 부상에서 복귀한 헨리를 투입하며 수비의 높이를 강화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리그에서 최근 문제가 되었던 잔디 상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경기 도중 지나치게 파인 잔디에 공이 불규칙하게 튀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후반 들어 수원 김민우는 패인 잔디 때문에 공을 쫓다 발을 헛디뎌 넘어지자 화를 내며 잔디를 집어 던지기도 했다.

이번 라운드 결과 인천은 다시 리그 꼴찌로 처지면서 남은 3라운드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반면 수원은 인천과의 승점차를 6점으로 벌리면서 잔류 경쟁에서 다소 여유를 찾게 됐다.

인천=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