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 게이밍(한국) ‘너구리’ 장하권은 딜러 챔피언을 국내에서 가장 잘 다루는 탑라이너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혜성처럼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 등장한 그를 상징하는 챔피언은 제이스(23회), 블라디미르(18회), 카밀(11회), 라이즈(10회) 등이었다. 그런 장하권이 올해 여름부터 스타일 변화를 꾀하고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담원은 4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2일차 3경기에서 로그(유럽)를 33분 만에 제압했다. 담원은 2승0패를 기록해 B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로그는 1승1패가 돼 같은 조 2위로 내려갔다.
‘우승후보’ 담원 상대로 30분 이상을 버틴 로그만큼이나 화제를 모은 건 장하권의 챔피언 선택이었다. 이날 장하권은 서포팅에 특화된 챔피언 룰루를 골라 팀원들을 적극적으로 보좌했다. 평소 장하권에게 캐리력이 센 챔피언을 맡기고, 탑 중심으로 게임을 풀어나가기를 선호해왔던 담원이었기에 그의 룰루 선택은 예상 밖이었다.
장하권은 룰루를 능숙하게 플레이했다. 초반부터 ‘핀’ 핀 비에스톨(갱플랭크) 상대로 거세게 라인을 밀어 넣은 장하권은 ‘캐니언’ 김건부(그레이브즈)와 함께 탑 다이브를 시도, 3분 만에 퍼스트 블러드를 따냈다. 이후 ‘아테나의 부정한 성배’ ‘불타는 향로’ 등 서포팅 아이템을 구매해 김건부와 ‘고스트’ 장용준(애쉬)의 공성을 도왔다.
앞서 지난달 초 자신의 플레이 스펙트럼을 탱커로까지 넓힌 바 있는 장하권이다. 그는 2020 LCK 서머 결승전에서 오른을 깜짝 선택,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당시 장하권은 “연습 시간의 절반 이상을 오른 연습에만 투자하는 등 적극적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가 탱커에 이어 서포팅 챔피언까지 두루 섭렵하면서 담원의 게임 풀이 방식은 더 다채로워졌다.
한편 장하권은 이날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룰루가) 출국 전 솔로 랭크에서 유행을 탔다. 조합 맞추기도 편하고, 연습을 하다 보니 괜찮은 픽인 것 같았다. 오늘은 특히나 탑 쪽에 (고를) 챔피언이 없다 보니 더 (룰루를) 선택할 만한 배경이 나왔다”고 챔피언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