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왕좌 탈환 위해”… 부상 악재 속 고군분투 韓 대표들

입력 2020-10-04 16:50
‘너구리’ 장하권. 라이엇 게임즈 제공

한국 대표로 e스포츠 국제 대회에 나선 팀들이 악재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3일 중국 상하이에서 ‘2020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개막했다. ‘e스포츠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롤드컵은 e스포츠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갖는 국제 대회다.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제작사 라이엇 게임즈가 수십억 원의 상금을 걸고 연 1회 주최한다.

올해 롤드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여파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8월 대회 규모를 축소해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베트남 대표 2개 팀의 참여가 불발되면서 예년보다 2개 적은 22개 팀만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은 2017년 대회에서 젠지의 전신인 ‘삼성 갤럭시’가 정상에 오른 이후로 롤드컵 우승 트로피와 연이 닿지 않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대회에선 중국이 우승 트로피를 독식했다. 올해는 실추된 ‘e스포츠 종주국’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담원 게이밍’ ‘DRX’ ‘젠지’ 등 3개 프로게임단이 한국 대표로 나섰다.

각 팀마다 선수 건강과 관련한 악재를 안고 있다. 담원 게이밍은 ‘너구리’ 장하권(21)이 지난달 초 기흉 판정을 받아 수술대에 올랐다. 그는 회복을 위해 다른 선수들보다 일주일 늦은 지난달 18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담원 게이밍 관계자는 “장하권의 컨디션은 아주 괜찮다. 약한 강도로는 운동을 해도 수술 부위나 체력에 문제가 없다”고 4일 전했다.

젠지의 에이스로 꼽히는 ‘룰러’ 박재혁(21)은 중이염을 앓고 있다. 그는 3일 본보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오른쪽 귀가 매우 아프고, 잘 들리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피가 섞인 고름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오른쪽 귀에 휴지를 댄 채로 헤드셋을 쓰고 경기에 임했다.

한편 한국 대표 3개 팀은 대회 첫날 나란히 1승씩을 추가했다. 이중 담원 게이밍은 중국의 강호 ‘징동 게이밍’을 24분 만에 쓰러트렸다. 이날 두 팀 간 맞대결을 제외한 대회 평균 경기 시간은 약 34분이었다. 담원 게이밍 ‘쇼메이커’ 허수(20)는 “앞으로도 30분 안에 게임을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