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추석’에도 붐빈 유원지·캠핑장·놀이공원

입력 2020-10-04 16:16
서울 광진구 뚝섬유원지에 4일 텐트 여러 동이 펼쳐져 있다. 공원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취식과 음주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지만 술을 마시거나 마스크를 벗은 채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황윤태 기자

서울 광진구 뚝섬유원지에는 4일 오전부터 텐트를 치고 있는 사람들로 붐볐다. 유원지 곳곳에 ‘텐트 끼리도 거리두기를 지켜달라’ ‘취식과 음주를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이 붙었지만 일부 시민들은 아이스박스에 준비해 둔 캔맥주를 꺼내 마시거나 식사를 했다. 텐트 30여개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도 있었다. 지난 2일 귀경 후 아이들과 함께 유원지에 왔다는 최모(43)씨는 줄자를 든 채로 “다른 텐트와 2m 거리를 두고 있으면 괜찮을 것 같다”면서 “올해 마지막 연휴인데 ‘집콕’만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부가 추석연휴 동안 고향방문을 자제하는 등 동선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지만 일부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을 의식한 듯 연휴 내내 고속도로 통행량은 평년 절반 수준이었지만 추석 당일이 지난 이후 수도권 근교의 캠핑장이나 놀이동산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서울 외곽과 수도권에 있는 캠핑장들은 연휴 내내 특수를 누렸다. 명절 당일 짧게 고향을 방문하고 캠핑을 떠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경기도 가평의 한 캠핑장 관계자 조모(29)씨는 “추석 당일 다음날인 2일부터 노인을 동반한 가족단위 예약이 몰리고 있다”면서 “지난해보다는 30% 정도 예약이 줄었지만 여름날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5월과 비교하면 2배가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도 문을 연 중랑구 중랑캠핑장 등도 예약이 대부분 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경기도 용인의 한 놀이공원에 지난 3일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말한 게시글. 4일에도 이 놀이공원에서는 길게는 40분을 기다려야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놀이공원 등에도 연휴 내내 인파가 몰렸다. 이날 경기도 용인의 한 놀이동산에는 최대 대기시간이 40분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연휴 동안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입구에 길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지난 1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 다녀왔다는 이모(30·여)씨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원 내 열차를 타기 위해 줄을 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면서 “관계자들이 2m씩 떨어져 줄을 서도록 권했지만 새치기도 있어 실제로는 더 가까이 줄을 섰다”고 말했다.

연휴가 끝난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오는 11일까지 유지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주일 동안 특별방역대책으로 전국에서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 및 모임 행사는 여전히 금지된다. 다만 비수도권에서는 방문판매와 직접판매 홍보관에 대해서만 집합금지가 유지된다. 당국은 11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를 지켜보고 난 뒤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할 계획이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