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홍보 포스터에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등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당 중앙청년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면직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실수는 젊은이의 특권”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젊은이는 (실수해도) 12번 된다는 말이 있다. 실수가 없다면 발전도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주 원대대표는 “그것을 훈련된 정치인의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육군땅개 알보병’을 남들이 말하면 비하가 되지만 거길 거친 사람이 ‘내가 고생했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걸 비하라고 하면 무슨 말을 하겠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누구는 카투사라서 휴가를 29일이나 가는데도 나는 (이렇게) 고생했단 의미로 쓴 것”이라며 “그런 것까지 과하게 책임을 묻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본인들도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 전체의 생각에 맞추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느꼈을 것이다.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결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장은 이날 중앙청년위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 당 지지자 및 국민 여러분께 다소 거부감을 줬다는 부분에서 중앙청년위원장으로서 사과를 드리고 싶다”면서도 “다만 해당 내용이 이 정도로 확대해석돼 저희 청년들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해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지탄을 받아야 할 사안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청년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 정치적 신념은 어떠한 외압에 의해 묵살돼서는 안 되는 소중한 가치이며 청년들의 자산”이라며 “표현 방식이 다소 정제되지 못했다고 해서 마치 청년들이 중범죄를 저지른 범법자와 같은 비난과 조롱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지도부)는 당 청년위원에 대한 처벌과 징계 권한이 있는 것과 동시에 당 청년위원들을 보호할 의무도 있다고 생각된다”며 “청년당원들에 대한 보호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부분은 심각하게 유감을 제기한다”고 전했다.
앞서 주성은 청년위 대변인 내정자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카드뉴스 형식의 자기소개 글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정신의 대한민국”이라고 썼다.
김금비 기획국장은 극단적 선택을 희화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2년 전부터 곧 경제 대공황이 올 거라고 믿고 곱버스 타다가 한강 갈 뻔함”이라고 적었다. 이재빈 청년위 인재육성본부장은 “인생최대업적 육군땅개알보병 포상휴가 14개”라고 썼다. 육군 비하 용어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제8차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어 이재빈 인재육성본부장과 김금비 기획국장 등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 2인에 대해 각각 면직처분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같은 사안으로 문제가 된 주성은 당 중앙청년위 대변인 내정자에 대해서는 내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