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를 유지한 가운데 노부모를 둔 가정에서 감염·전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벌초를 온 자식을 만난 80·90대와 몸이 불편한 노모를 목욕시키던 부자 등이 확진됐다. 당연한 게 비정상이 되는 코로나 시대의 슬픈 단면이다.
4일 충남 공주시에 따르면 전날 90대(공주 9번)와 80대(공주 10번) 부부가 발열 증상 등을 보여 시보건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았고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 3일 대전 중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60대 남성(대전 362번)의 장인·장모다. 노부부의 딸(대전 364번) 역시 같은 날 확진됐다.
딸 부부는 지난달 21일 벌초를 하기 위해 공주를 찾았다가 노부부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노부부는 지난달 중순엔 사흘간 여동생이 사는 울산에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여동생 가족도 코로나19에 감염돼 방역 당국에서 자세한 역학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고령인구 비중이 20%가 넘는 전북에서도 4일 신규 확진자 3명이 추가 확인됐다. 전주에 사는 50대 남성과 그의 20대 아들도 포함됐다. 지난달 24일 거동이 불편한 70대 어머니(전북 122번째 환자)의 목욕을 도운 뒤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가 증상이 발현했다. 아버지는 발열과 오한, 아들은 37.9도의 고열과 기침 증상이 나타나 진단검사를 받았다.
앞서 122번째 환자의 큰아들도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목욕에 관여한 3명이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건 당국은 전했다. 이들은 현재 군산의료원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신규 확진자들의 휴대전화, 카드사용 내용, CCTV 등을 분석해 추가 동선과 접촉자 등을 파악하고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