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건강을 지키려면 셀피용 필터를 끄세요.”
구글이 셀피를 찍을 때 뷰티 필터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직접 만드는 픽셀 폰에서는 필터를 기본적으로 끄도록 설정했다. 뷰티 필터로 꾸미는 것이 실제 모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줘 정신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글은 지난 1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픽셀4a, 픽셀4a(5G), 픽셀5 등에서 뷰티 필터를 기본적으로 오프 상태로 설정한다고 밝혔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뷰티 앱 아이콘 등을 보다 가치 중립적인 형태로 바꿀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이 필터 문제를 언급한 것은 잠재적으로 정신 건강에 해로울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찍은 사진의 70% 이상이 전면 카메라를 이용한 것이고, 240억장 이상의 사진이 구글포토에서 셀피로 분류된다”면서 “필터, 이모티콘, 스티커 등은 재미의 일부이며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보여주도록 도와준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하지만 이렇게 필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구글은 필터가 정신적 ‘웰빙’에 영향을 줄 지 의문을 가졌으며 연구 결과 위험성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4개국에서 수차례 연구를 진행했고, 전 세계 아동 및 정신 건강 전문가와 논의한 결과 필터가 정신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80%는 필터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으며, 10대 사용자 3분의 2는 셀피에서 보여지는 모습 때문에 주변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향상’, ‘미화’, ‘보정’ 등 필터에 사용되는 용어가 사용자의 실제 외모를 향상시키거나 수정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용자의 실제 모습이 나쁘다는 걸 의미한다는 것이다. ‘미화’라는 단어가 사용자의 수정된 이미지가 더 좋다는 가치 판단을 불필요하게 덧붙인다는 것이다.
구글은 필터 앱은 기본적으로 오프 상태로 하고, 보정 수준을 나타내는 아이콘이나 용어도 보다 가치중립적으로 하는 등의 방식으로 필터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