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일반 공모주 청약이 개인투자자에게는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에 불과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5~6일 진행하는 빅히트 일반 공모주 청약에 일각에서 예상하듯 100조원의 증거금이 몰린다면 개인투자자는 1억원을 넣고도 1주밖에 챙기지 못한다. 1주를 받기 위해 7000만원이 필요하다.
청약증거금 예상 규모를 카카오게임즈 때만큼인 60조원으로 낮추더라도 1억원을 맡기고 배정받을 수 있는 주식은 2주뿐이다. SK바이오팜 일반 공모주 청약 때와 비슷하게 30조원에 그친다면 1억원을 증거금으로 넣고 5주를 받을 수 있다. 1주를 받기 위해 필요한 증거금은 각각 4200만원, 2100만원 정도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1억원을 청약증거금으로 넣은 개인투자자가 각각 평균 13주, 5주를 받았다.
빅히트 일반 공모주 청약에는 SK바이오팜은 물론 카카오게임즈 일반 공모주 청약 때보다 많은 자금이 쇄도하리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지난달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빅히트 공모가 산정 수요예측에는 1420개 기관이 참여해 1117.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1478.53대 1)보다 낮고 SK바이오팜(835.66대 1)보다 높은 수준이다.
빅히트가 이번에 신규로 발행하는 공모주는 713만주다. 이 중 일반 청약으로 풀리는 주식은 142만6000주로 전체의 20%다. 기관투자자에게 60%인 627만8000주가 돌아가고, 나머지 20%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한다.
일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증거금의 두 배 금액을 공모가와 공모 주식 수를 곱한 금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빅히트의 경우 증거금이 30조원이면 312대 1, 60조원이면 623대 1, 100조원이면 1039대 1이다. 1주 배정에 필요한 금액은 경쟁률에 공모가를 곱하면 된다.
빅히트 청약을 하루 앞둔 4일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살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사상 처음 63조원을 넘어섰다. 카카오게임즈 청약 하루 전날(60조9000억원)보다 2조원 넘게 많은 수준이다. 다만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54조8000억원으로 카카오게임즈 때(60조5000억원)보다 적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처럼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배 금액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까지 오르는 ‘따상’을 기록한다면 빅히트 주가는 35만1000원까지 오른다. 이 경우 시총은 약 12조5000억원으로 SK바이오팜(12조2560억원)을 제치고 시총 상위 26위인 LG(12조7865억원)를 위협한다. 2거래일 연속 상한가 기록에 성공해 45만6000원까지 오르면 시총은 16조2400억원으로 상위 18위인 KB금융(15조6136억원)을 넘어선다.
증권사가 제시하는 빅히트 목표주가는 10만원 중반부터 30만원 후반까지 범위가 넓다. 하나금융투자가 38만원으로 가장 높은 금액을 내세웠고 유안타증권과 IBK투자증권이 각각 29만6000원, 24만원을 제시했다. 메리츠증권은 가장 낮은 16만원을 목표가로 잡았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