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남편 ‘요트 논란’에 “뭐가 문제” vs “내로남불”

입력 2020-10-04 14:06 수정 2020-10-04 14:15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이 요트 구입을 위해 미국 여행길에 오른 것을 두고 여론이 분분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에 역행한다는 비판과 공직자도 아닌 남편이 절차에 따라 미국에 간 것이 뭐가 문제냐는 반응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강 장관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2억원 상당으로 알려진 요트를 사기 위해 지난 3일 미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에서 KBS 취재진과 마주친 이 명예교수는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는가. 모든 걸 다른 사람을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전 세계 국가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장관의 남편이 외교부의 여행자제 권고를 따르지 않은 것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강 장관 남편의 출국 소식을 전한 기사의 댓글에는 “안팎으로 코로나19로 고생하는 분들과 방역을 최대한 지키고 있는 국민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라” “국민에게는 ‘집콕’하라면서 이게 뭐냐” “남들은 명절에 고향도 못 가, 종교시설도 못 가, 카페도 금지, 경조사도 집합금지. 그래놓고 자기들은 요트 사러 외국 나다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강 장관 남편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미국에 간 것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법을 어긴 것도 아니고, 특혜를 받은 것도 아니고, 공무원도 아닌데 남편이 절차에 따라 미국 간 것을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정이 있으면 조심해서 외국에 갈 수도 있다” “권고는 권고일 뿐이지 무조건 따르라는 법은 없지 않으냐”는 반응도 있었다.

이 기회에 코로나19 장기전에 대비한 방역 수칙을 재점검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하루 이틀 내로 코로나19가 없어질 게 아니다’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 조심하면서 정상 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코로나에 대해 보다 지속가능한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는 점에 저 역시 찬성한다”며 “정부가 만든 수칙은 모든 국민이 지키도록 일관성을 보이고, 굳이 엄격히 준수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 있다면 힘 있는 분들의 이탈만 용인할 것이 아니라 수칙을 수정해 국민 전체에게도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