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호남과 제주지역을 관할했던 전라감영이 70년만에 복원돼 오는 7일 일반에 공개된다. 전라감영 복원으로 한옥마을을 포함한 전주시내 옛 도심이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시는 2017년 시작한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공사(터 1만6117㎡)’가 최근 끝남에 따라 7일 전북도 등과 함께 준공 기념식을 연다고 4일 밝혔다.
104억원을 들인 복원공사를 통해 전라감사 집무실이었던 선화당을 비롯 내아, 내아행랑, 관풍각, 연신당, 내삼문, 외행랑 등 핵심 건물 7동이 옛 위용을 되찾았다.
이번에 복원된 감영은 동쪽 부분이다. 서쪽은 우선 공원으로 조성하고 향후 활용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준공식은 ‘찬란한 꽃, 천년의 열매-전라감영’을 주제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 관계자만 참석하며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행사는 ‘승전무’ 공연으로 시작돼 전라감사 업무 인수인계식과 핵심건물 현판 제막식 등으로 이어진다. 승전무는 1884년 미국 임시 대리공사인 조지 클레이튼 포크가 전라감영 방문 당시 선보인바 있다. 인수인계식은 전라감사를 지낸 이석표의 호남일기(湖南日記)에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일반 공개는 준공식 이후 바로 시작된다.
앞서 전주시는 옛 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전라감영에서 완산교까지 500m 구간 건축물에 전라감영로의 고유한 정체성을 담아 주민 스스로 관리하도록 경관협정을 체결했다. 시는 일대 건물 외벽과 창호, 지붕, 차양 등 외관은 물론 옥외광고물에 대한 색상, 재질, 디자인 형태 등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협정에 동참한 건축물에는 최대 20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전라감영 서측부지 등을 어떻게 활용하고 정비할 것인지에 관한 용역이 끝나는 대로 2단계 복원에 나서는 한편 이 일대를 전주 정체성을 담아 문화와 역사의 중심지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미디어 파사드 등 야간 행사를 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함으로써 한옥마을 관광객의 외연을 넓히는데 힘쓰기로 했다.
전라감영은 조선시대 전라도와 제주도까지 통할하던 관청이었다.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는 이곳에서 집강소 설치를 위한 전주화약을 맺었다. 농민군 총대장 전봉준은 집강소를 총괄하기 위해 선화당에 대도소(大都所)를 설치했다. 1951년 한국전쟁때 경찰서 무기고에서 폭발이 일어나 불에 타 사라지고 그 터에 전북도청사가 자리 잡았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