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교부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상황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해외 출국한 걸 두고 국민의힘에서 “어이없고 기막힌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4일 최형두 원내대변인 명의의 구두 논평을 내고 “국민은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 따라 긴급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추석 성묘조차 못 갔다”면서 “그런데 정작 정부 주무 부처인 외교부의 장관 남편은 마음대로 해외여행을 떠난다니 믿기 어렵다. 이게 제대로 된 문명국가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추석 연휴에 국민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나라 3종 세트에 절망했다. 국민이 총격당하고 시신이 훼손당해도 47시간 동안 대통령은 침묵했고, 보좌관 통해 아들 휴가민원한 법무부 장관은 27차례나 국회에서 거짓말한 뒤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고소·고발을 운운하더니 외교부 장관은 가족에만 특별해외여행 허가를 내렸나. 어이없고 기막힌다”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국민에게 위로를 주지는 못하더라도 절망과 분노만 가져다주는 정부”라며 “이게 나라냐? 국민이 묻고 있다”고 했다.
KBS는 전날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 구매와 여행을 위해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지난 3월 23일부터 전 국가·지역으로의 해외여행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상황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여행주의보는 해외여행을 금지하지 않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하는 조치다.
외교부는 지난달 18일 특별여행주의보를 연장하면서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중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 방지와 더불어 국내 방역 차원에서도 우리 국민의 해외 방문 자제가 긴요한 상황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었다.
외교부는 이 교수의 미국행이 “개인적 일”이라는 이유로 사실관계 확인 및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