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법규를 어긴 뒤 대치하다 경찰 총격에 숨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20대 흑인 남성이 16발이나 총알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 AP통신 등에 따르면 LA 검시관실의 공식 부검 결과 디잔 키지(29)는 머리, 가슴, 등을 포함한 16곳에 총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최소 4발은 심장, 폐, 간, 왼쪽 신장에 꽂혀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시는 지난달 2일 이뤄졌지만 보안상 한 달가량 공개를 유보했었다.
CNN은 “검시 결과는 키지가 경찰에 의해 ‘살해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키지가 총격을 당할 때 땅에 엎드린 상태였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키지는 지난 8월 31일 LA 인근 웨스트몬트에서 LA카운티 보안관실 소속 부보안관 2명의 총격으로 받고 현장에서 숨졌다. 사건은 부보안관들이 자전거를 타고 가던 키지가 교통법규를 위반했다고 붙잡아 세우면서 시작됐다. 자전거를 버리고 달아나던 키지는 뒤따라온 부보안관 1명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다시 도망치다 옷이 든 꾸러미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키지가 꾸러미 안에 든 반자동 권총 1정을 집어 들려 하자 부보안관은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키지 가족 측 변호인 벤저민 크럼프는 트위터에 “키지는 권총이 들어 있던 옷꾸러미를 떨어트린 뒤 그것을 줍지 않았다”며 “오히려 경관들이 (달아나는) 키지의 등 뒤에서 20발 이상 총을 난사했다”고 비판했었다.
현재 LA카운티 검사장실은 부보안관들이 형법을 위반했는지 수사 중이다. LA에서는 키지의 사망사건 이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등을 외치는 항의 시위가 잇따라 벌어졌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