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앞서나가는 바이든…발 묶인 트럼프

입력 2020-10-04 11:05 수정 2020-10-04 11:13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대선후보 첫 TV토론을 벌이고 있다. 연합AFP

미국 대선이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격전지에서 우세를 보인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이라는 악재까지 겹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앞날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시에나대학과 공동으로 대표적 격전지 플로리다주와 펜실베이니아주의 유권자 706명, 71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49%, 플로리다주에서 47% 득표율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개 주에서 42%에 그쳤다.

플로리다주와 펜실베이니아주는 할당된 대선 선거인단 수가 29명, 20명으로 전체 50개 주 가운데 공동 3위, 5위다. 1위인 캘리포니아, 2위 텍사스, 공동 3위 뉴욕이 각각 민주당 성향이 강한 블루 스테이트(캘리포니아·뉴욕)와 공화당 성향이 강한 레드 스테이트(텍사스)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주가 대선의 향방을 쥐고 있는 경합 지역으로 꼽힌다.

이 지역들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를 1% 포인트 안팎의 근소한 차이로 제쳤던 곳이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등 ‘스윙 스테이트’(경합 주)에서 클린턴이 앞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지 중심의 선거 운동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현장 유세를 하지 못하게 됐다.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지역 유권자들은 지난달 29일 첫 대선 후보 토론회를 두고 바이든 후보가 앞섰다고 평가했다. 토론회 승자가 바이든 후보라고 답한 사람은 37%였다. 트럼프 대통령을 승자로 꼽은 사람은 21%에 불과했다.

또한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토론회에서 보인 행태에 비판적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정책 토론 대신 서로를 조롱하는 등 인신공격에만 집중했다는 악평을 받았다.

두 지역의 유권자 중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토론 태도가 잘못됐다고 답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의 태도가 잘못됐다고 지목한 유권자는 37%에 불과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한편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에 대한 여론 동향은 조사 기간 중 2일 하루에만 반영됐다”면서 “이것이 당장 여론조사에 반영되기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6명이 후속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이 그들의 지지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