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서포터들이 올해는 다르다는 걸 보여줬다. ‘소환사의 컵’ 탈환의 임무를 짊어진 LCK 정예 팀들이 서포터들의 활약에 힘입어 첫째 날 모두 승전보를 울렸다.
담원, DRX, 젠지 등 한국을 대표하는 팀들이 3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1일차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세 팀의 서포터들은 ‘보조 역할’로 치부되는 본인들 포지션의 편견을 보란듯이 깼다. 원거리딜러 보필과 시야 확보뿐 아니라 적극적인 로밍, 극한의 어그로 핑퐁, 때론 적극적인 대미지 딜링으로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향을 미쳤다.
시동을 건 사람은 ‘케리아’ 류민석이다. DRX는 유니콘서 오브 러브(독립국가연합)를 상대로 ‘표식’ 홍창현의 니달리를 키우는 전략을 수립하면서 창 하나를 더 가미했다. 류민석의 판테온이다. 판테온을 골라 이른 시간부터 적극적인 로밍 플레이로 다른 라인을 보강했다. 아울러 니달리의 적극적인 카운터 정글에 류민석의 든든한 서포팅이 함께했다. DRX는 초반 주도권을 마지막까지 살리며 승리의 나팔을 불었다. 류민석은 게임 끝날 당시 6킬 3데스 8어시스트로 팀 내 킬과 킬 관여율에서 니달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담원의 서포터 ‘베릴’ 조건희는 레오나를 골라 난적 징동 게이밍(중국)을 직접 걸어 넘어뜨리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상대 정글 부시에 매복해 전광석화같은 군중제어기 연계로 킬을 만들어내는가하면 아군 챔피언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 상대 진영에 파고들어 어그로를 분산시켜 생존을 도왔다. 그의 극한의 어그로 핑퐁은 팀에게 모든걸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중국 2번 시드의 저돌적인 공격은 레오나의 벽에 막혀 무산됐다. 담원은 24분 30초 만에 게임을 끝냈다.
젠지의 서포터 ‘라이프’ 김정민은 본인의 시그니처 픽인 세트를 골라 PoG(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를 받았다. 세트는 이른 시간부터 적극적인 로밍으로 협곡을 지배했다. 초반 라인전부터 플레이메이커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리고 중후반 교전 양상에서 그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니시에이터로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양 팀이 드래곤 3스택을 쌓을 정도로 엎치락뒤치락 하는 접전이 벌어졌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게임을 끝내는 전투의 북소리를 친 것 또한 세트였다. 젠지는 45분 30초 만에 상대 넥서스를 파괴했다.
사진=롤드컵 현장. 라이엇 게임즈 제공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