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법관 지명식서 코로나 슈퍼전파?… “7명 감염”

입력 2020-10-04 06:13 수정 2020-10-04 09:58
미국 대법관 지명식 참석자 줄줄이 코로나19 감염. 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지난달 26일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전파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에 이어 최측근으로 불리던 켈리앤 콘웨이 전 백악관 선임고문까지 참석자 가운데 확진자가 7명으로 늘면서 이날 행사가 ‘코로나19 슈퍼 전파’ 행사였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ABC방송 등 현지 매체는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콘웨이 전 선임고문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콘웨이는 트위터에 “가벼운 증상(약한 기침)이 있으며 난 괜찮다. 의료진과 협의해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지명식 당시 콘웨이는 앞에서 두 번째줄에 앉아 있었으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백악관 관계자들과 어울렸다.

공화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도 2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틸리스 의원은 “감사하게도 증상은 없다”면서 “10일간 집에서 격리하고 밀접접촉자들에게도 (감염 사실을) 알리겠다”고 전했다.

당시 참석자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틸리스 의원과 같이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인 마이크 리 의원(공화당·유타), 배럿 후보자의 모교인 노트르담대 존 젠킨스 총장 등이 최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백악관출입기자단(WHCA)에 따르면 지명식을 취재한 기자 1명도 양성 판정을 받아 일곱 번째 확진자로 꼽혔다.

참석자 중 확진자가 늘면서 이날 행사가 트럼프 대통령 감염의 진원이자 슈퍼 전파 행사였을 것이라는 추정이 확산되고 있다. 지명식 사진을 보면 상당수 참석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다만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벤 세스 상원의원(공화당·네브래스카) 등 다른 참석자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상원의원들의 확진에 의회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하는 방안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의회 내 코로나19 검사를 촉진하거나 의무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호이어 원내대표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고 우리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하다”면서 “의원들이 검사를 받게 되면 믿을 만한 검사여야 한다”고 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확진 이후 성명을 내고 “상원의원과 의사당에서 일하는 이들을 위한 코로나19 검사와 접촉자 추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면서 “검사 결과를 전부 공개해 의원과 스태프에게 격리 조처가 필요한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