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경기들도 30분 안에 끝낼게요”

입력 2020-10-03 22:41 수정 2020-10-03 23:12
라이엇 게임즈 제공

“다른 경기들도 30분 이내에 끝내보겠습니다.”

담원 게이밍 ‘쇼메이커’ 허수가 ‘30분 컷’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담원은 우승으로 마무리한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30분 이내에 끝낸 바 있다. 허수는 롤드컵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담원은 3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1일차 4경기에서 징동 게이밍(JDG, 중국)을 24분 만에 꺾었다. 1승0패로 대회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 담원은 로그(유럽)와 함께 B조 공동 1위에 올랐다. JDG는 0승1패로 PSG 탈론(동남아)과 같은 조 꼴찌가 됐다.

허수는 이날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플레이했다. 궁극기 ‘운명’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팀 운영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아이템 ‘메자이의 영혼약탈자’를 사 25스택을 모두 쌓았고, 데스 없이 6킬 11어시스트로 게임을 마무리했다. 그는 경기 후 국민일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대회 첫 승을 거둔 소감을 밝히면서 “다른 경기들도 30분 내로 끝내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다음은 허수와의 일문일답.

-롤드컵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소감은. 강호 JDG를 상대로 완승했다.
“첫 경기여서 팀원들도 많이 긴장했을 것이다. 그런데 쉽게 이겨 기분이 좋다. 밴픽에서 우리가 예전부터 자주 해왔던 챔피언을 뽑았다. 그래서 늘 해왔던 대로 게임에 임했다. 게임 플랜과 그 수행 능력에 자신 있는 조합이었다. 팀원들과 ‘늘 하던 대로만 하자’고 얘기했다.”

-1레벨 인베이드 싸움에서 큰 점수를 땄다.
“릴리아가 요즘 자주 나온다. 초반 동선을 꽈 인베이드나 카운터 정글링을 하는 데 강점이 있는 챔피언이다. 경기 시작 직후 팀원들과 의견을 교환하다가 ‘1레벨에 싸우는 게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너구리’ (장)하권이 형까지 불러 상대의 인베이드 싸움에 응했다.”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플레이했다. 어떻게 라인전을 풀어나가고자 했나.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라인전이 센 픽이 아니다. 팀에 도움을 주는 픽이다. 1레벨 때 정글러가 이득을 보긴 했지만, 라이너들은 손해를 본 상황이었다. 바텀 웨이브가 탔고, 탑라이너 텔레포트도 빠졌다. 저 또한 미드 웨이브가 탄 데다가 체력도 깎였다. 죽지만 말자는 생각으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지향했다. 정글러를 케어하는 데 중점을 뒀다.”

-스크림을 하며 대회를 준비했을 텐데 메타 파악은 충분히 했는지.
“패치 버전마다 OP 챔피언이 있지 않나. 하지만 이번 롤드컵 패치 버전에는 딱히 ‘엄청난 OP 챔피언’이랄 게 없다. OP라 불릴 만한 챔피언들은 다 상대법이 있다. 메타와 관계없이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챔피언을 고르려 한다. 내부적으로 티어 정리를 하고 있다.
스크림과 실전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최근엔 스크림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있다. ‘이 챔피언이 얼마나 좋은지’ ‘이런 구도에선 어떤 플레이를 하는 게 좋은지’ 등의 개념 정리를 하고 있다. 정리해놓은 개념을 실전에서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팀원들과 함께하고 있다. 실력과 관련해선 항상 자신감에 차 있다.”

-이번 롤드컵에서 특별히 만나보고 싶은 미드라이너가 있나.
“‘나이트’ 줘 딩 선수를 만나보고 싶다. ‘쵸비’ 정지훈과 ‘비디디’ 곽보성 선수는 이미 국내 리그에서 만나보지 않았나. 오늘 ‘야가오’ 쩡 치 선수도 만났다. ‘나이트’ 선수는 지난해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만나봤는데 당시에 미드에서 결판을 냈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저나 ‘나이트’ 선수나 지난해보다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붙어보고 싶다.”

-담원이 이번 롤드컵을 우승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점이 있다면.
“저나, 저희 팀원들이나 다들 쾌활한 편이다. 연습 경기를 치를 때는 많이 시끄럽기도 하고, 서로 장난도 많이 친다. 그런데 대회 경기장에 오면 그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긴장도가 높아진다. 스크림 때처럼 떨지 않고, 흥분하지 않고 실전을 치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롤드컵으로부터 배운 점이 있다면. 작년의 담원과는 어떤 점이 다를까.
“제 생각에 작년의 담원은 ‘상체 게임’ ‘탑 게임’만 하는 원 패턴 팀이었다. 8강 탈락 이후 원 패턴만으로는 높이 올라갈 수 없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다양한 승리 패턴을 가진 팀을 상대하는 게 훨씬 까다롭지 않겠나. 올해는 바텀 게임도 충분히 할 줄 안다. 지난해 롤드컵에서 값진 교훈을 얻었다.”

-끝으로 롤드컵에 임하는 각오를 전한다면.
“팬들께서 ‘담원은 경기 시간을 30분 이상 넘기지 않는다’ ‘경기 시간이 30분을 넘어가면 담원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씀하고 계신 거로 안다. 그 말씀처럼 다른 게임들도 30분 이내에 끝내보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