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표식은 세계야

입력 2020-10-03 20:10

“DRX 정글러는 약하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DRX ‘표식’ 홍창현이 ‘2020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DRX는 3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1일차 2경기에서 유니콘스 오브 러브(UOL, 독립국가연합)을 이겼다. 1승0패를 누적한 DRX는 TOP e스포츠(TES, 중국)와 나란히 D조 1위로 올라섰다.

홍창현은 경기 후 국민일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롤드컵 첫 출전의 기쁨을 전했다. 그는 “생각지도 못했고, 갈 거 같지도 않았던 롤드컵”이라면서 “운 좋게 DRX에 입단해 롤드컵 첫 경기를 치렀는데 이기기까지 해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홍창현은 “오늘 경기는 평소 연습했던 것처럼 잘 풀렸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짜인 조합을 봤을 때 내가 잘하면 게임을 이길 거로 봤다. 그렇지만 이렇게 잘 풀릴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니달리를 고른 그는 ‘아나나식’ 키릴 스크보르초프(이블린)을 집중 견제하는 걸 목표로 했다고 밝히면서 “미드와 바텀 라인전 주도권을 이용, 상대 칼날부리와 돌거북이 재등장할 때마다 그쪽으로 들어가는 플레이로 이블린을 견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12분경 바텀 전투에서 ‘가젯’ 을리야 마카우추크(진)의 점멸 사용을 예측하고, 그 방향으로 ‘창 투척(Q)’을 사용해 맞춘 것과 관련해선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홍창현은 “전투 시작 전부터 상대방의 점멸 사용을 예상한 건 아니었다. 본능적으로 마우스 포인트가 그쪽으로 향했다”면서 웃었다.

이번 롤드컵에서 ‘1티어 정글러’로 평가받는 니달리, 릴리아, 그레이브즈, 킨드레드 등은 홍창현이 잘 다루는 챔피언들이다. 홍창현은 “아마추어 때부터 해온 챔피언들이기 때문에 지금 메타에 만족한다”면서도 “갑자기 볼리베어를 꺼내는 팀이 전승하면 그게 메타가 되는 것이다. 메타가 바뀔 수도 있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이제 DRX는 5일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는 TES와 대결한다. 홍창현은 “TES는 모든 라인이 강하고 팀워크도 뛰어나다”고 상대를 치켜세우면서도 “우리가 기본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팀워크 중심으로 연습해 경기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홍창현은 이번 대회에서의 맹활약을 통해 자신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목표는 롤드컵 우승이다. 그리고 ‘DRX 정글러는 약하다’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다”면서 “앞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 우승까지 노려보겠다”고 생애 첫 롤드컵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