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첫 추석 연휴에 국민의 마음을 달래준 ‘가황’ 나훈아의 사상 첫 언택트 콘서트 영상이 중국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훈아는 재방송이나 온라인 다시보기 서비스로 제공하지 않는 ‘단 한 번의 공연’을 조건으로 공영방송사 KBS를 통해 콘서트를 진행했지만, 방송 영상은 중국 동영상 플랫폼에 무단으로 게재됐다.
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에 따르면,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밤 8시30분부터 약 2시간30분 간 KBS 2TV에서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영상은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bilibili)’에 게재됐다. 빌리빌리는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사이트다.
나훈아의 콘서트 영상은 일부 장면을 요약하거나 각색하지 않고 시청자 안내 문구부터 엔딩 크레딧까지 143분 분량으로 올라와 있다. 명백한 저작권 침해다. 이 영상 아래에는 “감사합니다” “드디어 찾았다”는 한문 댓글도 달려 있다. 이 사이트를 보면 국내 지상파·종합편성채널·케이블채널을 가리지 않고 여러 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 영상이 불법으로 게재돼 있다.
나훈아는 국내 각지는 물론 일본, 태국, 짐바브웨까지 미리 신청한 팬 1000명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화상 관중 앞에서 콘서트를 펼쳤다. 콘서트는 나훈아 스스로의 명성은 물론이고 15년 만에 출연해 단 한 차례만 방송되는 희소성, 그의 가수 인생에서 처음으로 비대면 공연을 펼쳐낸 코로나 시대의 시의성, 민족의 명절 추석에 감염병을 함께 이겨내는 국민적 염원이 맞물려 성공을 이뤄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전국 시청률은 29.0%. 순간 시청률은 한때 41%를 상회했다. 주말드라마가 아니면 좀처럼 볼 수 없는 수치의 시청률이다. 나훈아는 국내 최고 수준인 게런티도 받지 않았다.
조 의원은 “나훈아 콘서트에 대한 재방송이나 온라인 다시보기 서비스가 없다는 게 KBS의 방침이었다. 우리 콘텐츠를 보호하면서 국민에게 저작물을 정상적으로 서비스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