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김광현 허무하게 끝난 가을, 최지만 ‘유일 생존’

입력 2020-10-03 13:58
왼쪽부터 토론토 블루제이스 투수 류현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 김광현, 탬파베이 레이스 타자 최지만. AP뉴시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 가을야구의 첫 관문에서 막을 내렸다.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로 찾아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가진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최종 3차전에서 0대 4로 졌다. 3전 2선승제인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최종 전적 1승 2패로 탈락했다.

앞서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는 정규리그에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이틀 전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이제 디비전 시리즈까지 생존한 ‘코리안 메이저리거’는 탬파베이 레이스 내야수 최지만(29)뿐이다.

허무하게 끝난 세인트루이스의 가을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이날 힘을 쓰지 못하고 수비에서 실책으로 허무하게 점수를 빼앗겨 패배를 자초했다. 선발 잭 플래허티는 6이닝을 6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막고 호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사격’을 받지 못했다. 1번 타자 콜튼 웡, 2번 타자 토미 에드먼, 4번 타자 딜런 칼슨, 5번 타자 야디에르 몰리나가 각각 하나씩만 때린 안타는 점수로 이어지지 않았다. 수비에서 범한 실책 2개는 마운드의 무력감을 키웠다.

샌디에이고는 투수전으로 전개되던 무득점 양상을 5회말에 깼다. 4번 타자 겸 1루수 에릭 호스머는 2사 2루에서 플래허티의 초구를 때려 주자 타티스 주니어를 홈으로 부르고 2루에 들어갔다. 호스머의 선제 적시타는 세인트루이스 타선이 단 1점도 얻지 못한 이 경기의 결승타가 됐다.

세인트루이스는 7회말 플래허티를 내리고 알렉스 레예스를 투입해 마운드에 변화를 줬지만, 수비 실책에 무너졌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3루수 토미 에드먼이 상대 3번 타자 매니 마차도의 타구를 잡았지만, 한 번 바닥을 튄 홈 송구를 포수 몰리나가 놓쳐 실점했다.

샌디에이고는 계속된 무사 만루 위기에서 후속타자 호스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0까지 달아났고, 8회말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중월 솔로 홈런으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그렇게 세인트루이스의 가을은 사흘 만에 막을 내렸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1일 펫코파크에서 김광현을 선발로 세웠던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을 7대 4로 승리한 뒤 내리 2연패를 당해 디비전 시리즈 진출권을 샌디에이고에 빼앗겼다. 김광현은 당시 3⅔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3실점(3자책점)하고 교체됐지만, 팀의 승리로 패전을 면했다. 이 등판이 올 시즌 마지막이 됐다.

NLDS는 다저스의 왕도? 단기전은 예측 불가

샌디에이고는 디비전 시리즈행 막차를 탔다. 오는 7일부터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5전 3선승제로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를 펼친다. 글로브라이프필드는 올해 월드시리즈를 펼치는 격전지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 중 승자는 챔피언십 시리즈도 이곳에서 치른다. 디비전 시리즈부터 모든 포스트 시즌 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텍사스주(내셔널리그)·캘리포니아주(아메리칸리그)로만 편성돼 있다.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의 다른 대진표에서는 마이애미 말린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다가온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대결과 같은 일정으로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대결한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최강으로 평가된다. 팀당 60경기씩으로 축소한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메이저리그 30개 팀을 통틀어 유일하게 7할대 승률(0.717)을 기록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시리즈 우승도 넘보고 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는 다저스와 애틀랜타의 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은 언제나 예상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17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진출한 마이애미의 돌풍이 몰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3일(한국시간) 확정된 아메리칸·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대진표를 공개했다. MLB닷컴

ALDS에 살아남은 ‘코리안리거’ 최지만

가을야구에서 코리안 메이저리거로 유일하게 생존한 최지만의 탬파베이는 오는 6일부터 펫코파크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를 펼친다. 탬파베이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류현진의 토론토를 2연승으로 격파하고 디비전 시리즈에 선착했다.

양키스와 경쟁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40승 20패(승률 0.667)로 우승했다. 양키스는 33승 27패(승률 0.550)로 2위에서 완주했다. 승률만 놓고 보면 탬파베이의 우세를 예상할 수 있지만, 양키스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탬파베이와 양키스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승부 못지않은 관심사는 최지만의 선발 복귀 여부다. 최지만은 지난 13일 경기 도중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뒤 2주를 넘게 재활하고 토론토와 와일드카드 시리즈 두 경기에서 모두 리드오프의 대타로 투입됐다.

탬파베이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로 진출하면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승자와 대결한다. 오는 6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으로 편성된 휴스턴과 오클랜드의 1차전은 포스트시즌 생존자를 여덟 팀으로 압축한 디비전 시리즈에서 가장 빠르게 시작되는 경기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