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험적인 항체 혼합체(experimental antibody cocktail)’ 처방을 받았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왈리드 젤라드 피츠버그대 제약정책·처방센터장은 “실험적인 치료법에는 위험이 따른다”면서 “(백악관 설명대로) 경미한 감기 증상(mild cold symptoms)이라면, 그들은 실험적인 처방을 그(트럼프)에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사) 리제네론의 ‘다클론성 항체 혼합체’ 일회 분량을 처방받았다”면서 “이 치료제는 광범위한 질병에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리 주치의는 이어 “코로나19에 대한 약효를 검증하기 위한 데이터는 제한적이지만, 앤소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도 이것이 (코로나19에 대한) 치료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아연과 비타민D, 멜라토닌, 아스피린 등을 복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리제네론의 항체 혼합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막 단백질(spike protein)’에 대항하는 매우 강력한 두 가지 항체들의 혼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이 혼합체를 투여하는 임상실험들이 여러 연구소에서 진행되고 있다.
병원에 입원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들에 대한 임상실험에서 이 약품이 코로나바이러스 정도와 증상을 낮추는 초기 연구결과가 이번 주 나왔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길라드 센터장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약품을 처방 받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의 설명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콘리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피로감이 남아 있지만 양호한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또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가벼운 기침과 두통만이 있지만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벼운 증상이 있으나 양호한 상태이며, 하루종일 업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월터 리드 국립 군병원센터에 입원하고, 검증되지 않은 치료제 처방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그의 정확한 건강 상태를 둘러싼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