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계몽 군주’로 비유한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내가 너무 고급스러운 비유를 했나보다. 배운 게 죄다”라고 말했다. 이에 진중진 전 동양대 교수는 유 이사장을 향해 “블랙유머에 도전하냐”며 비꼬았다.
전 동양대 교수는 1일 자신이 페이스북에 “블랙유머에 도전하시나 보다”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보도를 공유한 뒤 “설마 싸구려 입에서 고급스러운 비유가 나오겠나”라고 반문했다.
“어느 나라 계몽군주가 고모부를 처형하고 이복형을 암살하고 코로나 방역에 소총을 사용하냐”라고 한 진 전 교수는 “살해 당한 사람 장례식장에서 범인이 ‘계몽 법인’이라 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증거인멸을 증거보전이라고 하던 개그 감각으로 이젠 블랙유머에 도전하시나 보다”라고 비아냥댔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계몽군주라고 말하는 게 칭송으로 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나보다”라고 운을 뗀 뒤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2세,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레지아 등 일반적으로 계몽군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독재자이지만 업적도 남겼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독재자”라고 한 유 이사장은 “북한 체제 전체가 3대째 세습을 하고 있는 왕조국가니까, 이 사람은 생물학적 운명 때문에 전제군주가 된 사람이잖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계몽군주들이 과거처럼 할래니까 사람들이 더 이상 참아주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자기가 통치하는 제국을 조금 더 오래 잘 해 먹으려고 개혁 조치들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을 계몽 군주로 표현한 데 대해 “우리 민족에게는 (개혁 조치를)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그런 취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고무·선동할 목적(이었다)”면서 “그렇게 고무·선동하는 것은 민족의 이익에 보탬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저쪽 한 곳에 몰려 있다’고 김어준이 언급하자, 유 이사장은 “예수님 말씀에 따르면 씨를 부린다고 다 옥답에 떨어진 게 아니라고 예수님도 그랬잖나”라며 “커뮤니케이션, 소통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분 중 한 분이 예수님이다. 그 분이 소통 실패 때문에 살해당한 거잖나”라고 했다.
“계몽군주 가지고 그렇게 떠드는 분들은 2500년 전에 아테네에 태어났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사람”라고 한 유 이시장은 “10·4 남북정상회담 10주년 심포지엄 대담에 제가 업무상 나갔으면 그 방향에서 얘기를 해야지, 내가 국민의 뭐시기 당하고 똑같은 소리해야 되냐”고 거듭 반문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