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계몽 군주’ 발언과 관련해 “내가 너무 고급스러운 비유를 했나 보다”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옛말에 식자우환(識字憂患·글자를 아는 것이 오히려 근심된다는 뜻)이라고, 배운 게 죄”라고 웃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계몽 군주’라고 부른 이유를 밝혔다.
유 이사장은 “계몽 군주라고 말한 게 칭송으로 들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계몽 군주는 다 독재자다. 전제군주들이 안 했던 걸 한 군주를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3대 세습하는 왕조 국가니까 김정은은 독재자”라며 “생물학적 운명 때문에 자신의 의자와 상관없이 전제군주가 된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좀 더 오래 국가를 통치하고 싶은데 계속 과거처럼 하려고 하자니 사람들이 참지 않을 것 같아서 그렇게 (평소와는 다르게) 통치를 한 것”이라며 “내가 너무 고급스러운 비유를 했나 보다”라고 꼬집었다.
유 이사장은 또 “예수님 말씀에 씨를 뿌려도 모두가 옥답(沃畓·기름진 논)에 떨어지는 건 아니다. 소통에 실패한 것”이라며 “계몽 군주라고 한 거로 (비판적으로) 떠드는 분들은 2500년 전에 아테네에서 태어났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사람들”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달 25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의 사과에 대해 “우리가 바라던 것이 일정 부분 진전됐다는 점에서 희소식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이전과는 다르다. 내 느낌에는 계몽 군주 같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