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5일간의 추석 연휴가 시작된 30일 제주국제공항은 밀려드는 ’추캉스’(추석+바캉스)족과 귀성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추석 전 마지막 주말이었던 26일부터 29일까지 이미 12만명 넘게 제주를 찾았고, 남은 연휴 동안 20만명이 더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로나19 청정지역’ 제주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정부가 올해 추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산 우려로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제주는 추석을 맞아 제주로 여행을 온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서울에서 온 정모(59)씨는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제주행이라 조심스럽게 오게 됐다”면서 “가족들과 최대한 방역 수칙을 지켜가면서 여행하겠다”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제주를 찾은 이모(32)씨는 “코로나가 계속돼 답답한 상태로 지내왔다”며 “여행지가 제주가 돼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런 저런 걱정을 하다보면 어디도 갈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 오게 됐다”고 말했다.
혼자서 여행을 온 신모(24·여)씨는 “요즘 시기에 여행을 떠나는 게 사실 걱정스럽긴 하다”면서도 “그래도 코로나19가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끔씩은 이런 시간이 주어져야 버틸 수 있겠다는 힘이 주어질 것 같다. 마스크 잘 쓰고 여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도민들 사이에선 ‘추캉스’ 행렬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가 급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도민 이모(41여)씨는 “여행을 온 사람들에게 마스크 써라 마라 하면 서로 얼굴을 붉힐까 무서워 말을 하지 않고 있다”며 “위험한 시기인만큼 서로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체류 기간 동안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코로나19 방역 특별 행정 조치가 시행된 지난 26일부터 제주국제공항과 제주항으로 제주에 도착한 관광객이 단속 대상이다.
도 방역당국은 자발적 방역 지침 준수를 당부하고 있지만, 마스크 미착용에 대해선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추석 연휴 및 개천절 연휴 여객선과 유람선(잠수함 포함), 도항선, 낚시 어선 등을 승선할 때도 적용된다.
이와 관련 원희룡 제주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제주는 지역 내 감염자가 0명”이라며 “다음달 4일까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입도객의 방역 수칙 준수를 의무화하고 지키지 않을 경우 강력한 제재를 시행하는 특별행정조치를 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여행객 여러분들은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주시고,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권고가 아닌 강제 조치가 시행된다. 마스크를 안 하고 계시면 그 자체로 단속 대상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방역 당국의 대응 활동에 피해가 될 경우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다”며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시더라도 마스크는 꼭 착용해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25일 도내 유흥시설 5종 1379곳과 방문판매 등 직접 판매 홍보관 7개소에 대해 집합금지(운영 중단) 조치도 발동했다.
유흥시설 5종은 클럽 및 유흥주점 781곳, 콜라텍 8곳, 단란주점 591곳 등이다. 도는 이번 집합금지 조치를 위반하는 유흥시설에 대해 고발 조치(벌금 300만원 이하 부과)하며, 확진자 발생 시 관련 입원·치료비 및 방역 비용에 대한 구상권 청구도 할 방침이다.
제주관광협회는 이날부터 10월4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 5일 동안 일평균 4만여명이 제주를 방문해 약 20만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