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소신발언 “국민 위해 목숨건 대통령 못봤다”

입력 2020-10-01 09:48 수정 2020-10-01 11:38
지난달 30일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KBS 캡처

역시 ‘가황’ 나훈나였다. 30일 오후 KBS 2TV에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가 순간 최고 시청률 21%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안방 대통합’을 이뤘다.

방송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나훈아’의 이름이 올랐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나훈아 관련 글들이 쏟아졌다. 특히 공연 도중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드러내 화제가 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다시 한번 힘을 내자는 취지로 언택트 공연을 결심했다는 그는 공연이 종반에 다다를 무렵 “여러분 우리는 지금 힘들고 많이 지쳐있습니다”면서 나라를 지킨 것은 왕이나 대통령이 아니라 유관순, 논개, 윤봉길·안중근 의사 같은 “보통 우리 국민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서 집에 있는 금붙이 다 꺼내 팔기도 했다. IMF때도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습니까”라며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세계에서 제일 위대한 1등 국민입니다”라고 했다.


KBS에 대해서도 에둘러 쓴소리를 남겼다. “KBS가 국민의 소리를 듣고 같은 소리를 내는,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여러분 기대하세요. KBS 거듭날 겁니다.”

인터뷰어로 출연한 김동건 아나운서가 정부 훈장을 사양한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세월의 무게도 무겁고 가수라는 직업의 무게도 엄청나게 무거운데 훈장을 가슴에 달거나 목에 달게 되면 그 무게를 어떻게 견디겠냐”며 “노랫말을 쓰고 노래하는 사람들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하는데 훈장을 받으면 그 무게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한다”고 답했다.

언론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저를 보고 신비주의라고 하는데 가당치 않습니다. 언론에서 만들어낸 이야기입니다.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이 가슴에 고갈된 것 같아서 11년간 세계를 돌아다녔더니 잠적했다고, 은둔생활 한다고 하고 별의별 소리를 다 하대요. 이제는 뇌경색에 걸려 말도 어눌하게 하고 걸음도 잘 못 걷는다고 합니다. 내가 똑바로 걸어 다니는 게 미안해 죽겠습니다”라며 웃었다.

폭발적인 가창력만큼 묵직했던 나훈아의 발언에 시청자들은 “틀린 말이 하나 없다. 요즘 시국에 굉장한 용기를 내줬다” “역시 나훈아다. KBS는 나훈아의 말을 명심해라”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훈아가 진짜 애국자다” 등 나훈아를 응원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