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숍 방치된 눈먼 고양이의 ‘냥생역전’…모에 이야기

입력 2020-10-01 00:10
moetblindcat 인스타그램 캡처

불법 펫숍에서 태어나 방치돼 두 눈을 잃은 고양이가 지금은 인스타그램에서 6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스타 냥이’가 됐다. 바로 오만에 사는 고양이 ‘모에(Moet)’의 이야기다.

모에는 2014년 오만의 한 불법 펫숍에서 태어났고 같은 해에 동물단체에 의해 구출됐다. 단체에 따르면 모에가 구조될 당시 펫숍 환경은 끔찍했다고 한다. 음식도 물도 장난감도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 모에는 버려져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더러운 케이지에 장기간 방치되었던 탓에 심한 눈병으로 이미 시력을 잃은 상태였다. 결국 모에는 구조 이후 수술을 통해 안구를 척출해 내야만 했다.

모에는 끔찍한 고통을 겪었지만 구조 직후 집사 에밀리 쇼터(Emily Shotter)씨 에게 입양된 이후 소셜미디어 스타의 반열에 들어서며 행복한 인생 제2막을 시작했다.

moetblindcat 인스타그램 캡처


복슬복슬하고 하얀 털을 가진 모에는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냥생샷’이 나오는 고양이였다. 에밀리씨는 2018년부터 모에의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다. 모에의 귀여움에 매료된 구독자는 꾸준히 늘어 지금은 인스타그램에 6만명이 넘는 팔로어들이 모에의 ‘랜선 집사’가 됐다.

moetblindcat 인스타그램 캡처

에밀리씨는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입양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6년 전 모에를 처음 만난 순간을 생생히 기억했다.

에밀리씨는 “모에는 내가 입양한 두 번째 구조묘”라며 “2014년 당시 첫째 고양이 루나와 함께 살 고양이를 찾고 있던 와중에 동물병원의 수의사들이 한 살 짜리 눈먼 페르시안이 있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거부감도 들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들이 ‘그냥 와서 한번 만나 보라’고 설득했다. 그때 당시엔 눈먼 고양이를 만난 적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조차 정말 몰랐다”며 “모에를 처음 봤을 때 나는 무릎을 꿇고 그 아이의 뺨을 쓰다듬었다. 그랬더니 모에가 자기 배를 문질러 달라고 발라당 누워버리는 거다. 그때 ‘이 애를 데려와야겠다!’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

moetblindcat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3월, 개와 고양이가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식이 세계에 퍼졌을 때 에밀리 씨는 ‘특별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에밀리씨가 올린 사진 속에는 모에와 함께 “나는 바이러스를 전염시키지 않아요, 나는 사랑만 전염시켜요” 라는 귀여운 멘트가 적혀있다.

태어나자마자 방치됐던 펫숍 고양이에서 현재는 스타 고양이가 된 모에. 보호자 에밀리씨의 보살핌으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모에의 사연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한편 영국 매체 메트로는 모에를 소개하며 더 많은 이들이 보호소에서 반려동물을 입양하기를 권유하기도 했다.

송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