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남북미, 미 대선 전 모종의 이벤트 꾸미는 듯”

입력 2020-10-02 05:25
지난 23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미국대선과 한미관계 전망 긴급 간담회 참석한 조태용 의원. 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의 방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다음달 초 방한, 극한 대립 상황 속에서 이뤄진 남북 정상 간의 친서 교환 등 잇단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미국 대선 전에 한국과 미국, 북한 간에 모종의 외교적 이벤트 같은 것을 꾸미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정보위원회 소속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놓은 관측이다. 조 의원은 외교부 1차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을 역임한 전문가로 21대 국회에서 대표적인 외교통으로 꼽힌다.

조 의원은 북·미가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를 준비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조 의원은 “흘러간 옛 노래 같은 종전선언이 그 이벤트에 중요한 부분이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거론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가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매개로 북·미 회담과 같은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28일 이도훈 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만나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구축과 관련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논의했다며 북의 참여를 촉구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조 의원은 “정부가 무얼 추진하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이 과정에서 북한의 우리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명확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서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종전선언을 추진하기 전 북한과 종전선언의 의미와 내용에 대해 분명하게 의견 일치를 봐야 한다”며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분리된 종전선언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일에 종전선언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무조건 반대하진 않고 내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종전선언을 위한 종전선언, 북한과 공통된 의미가 합의되지 않는 종전선언은 백해무익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