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산 거석(巨石)에 깔린 마드리드의 사자들

입력 2020-09-29 22:44 수정 2020-09-29 22:45
라이엇 게임즈 제공

젊은 피들의 모임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럽 ‘LoL 유러피언 챔피언십(LEC)’ 4시드 팀 매드 라이온스가 ‘2020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고 대회 예선 격인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낙방했다.

매드는 29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롤드컵 플레이-인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 경기에서 파파라 슈퍼매시브(터키)에 세트스코어 2대 3으로 패배, 2라운드로 진출하지 못하고 조기 귀국 길에 오르게 됐다. 반면 슈퍼매시브는 오는 30일 그룹 스테이지행 티켓을 놓고 유니콘스 오브 러브(UOL, 독립국가연합)과 최종전을 치를 자격을 얻었다.

예상 외의 결과가 나왔다. 애초 매드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거로 예상됐다. ‘오로메’ 안드레이 포파(22), ‘섀도’ 자오 즈창(19), ‘휴머노이드’ 마레크 브라즈다(20), ‘카르지’ 마티야시 오르사크(18), ‘카이저’ 노르만 카이저(21)로 구성된 매드는 올해 어린 선수들의 선전에 힘입어 LEC 스프링 시즌 3위, 서머 시즌 4위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마드리드의 사자(獅子)들은 상하이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매드는 플레이-인 그룹 스테이지에서 1승3패란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이들은 28일 인츠 게이밍(브라질)과 순위 결정전을 치른 끝에 가까스로 꼴찌에서 탈출, 간신히 녹아웃 스테이지에 올랐다. 그러나 이날 슈퍼매시브에 다시 한번 패배하면서 2020시즌을 다소 이르게 마무리했다.

매드는 이날 1세트 초반 바텀 지역 전투에서 대패해 상대에게 3킬을 내줬다. 이들은 이어지는 몇 차례 교전에서 승리, 가까스로 상대와의 격차를 좁히는 듯했으나 35분경 바다 드래곤 전투에서 다시 4킬을 내줘 백기를 들었다.

매드에 첫 승점을 선물한 건 미드라이너 휴머노이드였다. 루시안을 고른 휴머노이드는 무한의 대검, 정수 약탈자, 고속연사포로 이어지는 치명타 아이템 트리를 활용, 슈퍼매시브에 큰 타격을 입혔다. 매드는 홀로 7킬을 기록한 휴머노이드 덕에 33분 만에 승리했다.

매드는 3세트에서 ‘단식 세나’ 전략을 꺼내 들었다가 완패했다. 카르지(세나)를 대신해 딜러 역할을 해줬어야 할 서포터 카이저(오공)가 돋보이는 활약을 하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4세트에서도 상대 원거리 딜러 ‘제잇낫’ 베르카이 아시으쿠준(베인)의 성장을 억제하지 못해 벼랑 끝까지 몰렸다. 이들은 휴머노이드(카시오페아)의 하드 캐리 덕에 가까스로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매드는 마지막 5세트에서 상대 탑라이너 ‘아르무트’ 이르판 베르크 튀케크(말파이트)를 뚫어내지 못하면서 하루 세 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매드는 14분경 미드 전투와 26분경 바다 드래곤 전투에서 각각 4킬씩을 내줬다. 내셔 남작 버프를 헌납한 이들은 아르무트의 진격을 막지 못하고 그대로 헤드셋을 벗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