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대한민국은 자국민 지키는 데 이미 실패했다”

입력 2020-09-29 17:32 수정 2020-09-29 17:33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9일 우리 군이 공무원 이모씨 피살 당시 북한군의 내부 보고와 상부 지시 내용을 감청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자 “북한이 사과문을 통해 한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측 감청에 따르면 원래 구조를 하려 했으나, 갑자기 위에서 사살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며 “이 지시를 내린 자가 누구인지, 또 그 지시의 근거가 무엇인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시에도 비무장 민간인을 사살하는 것은 전쟁범죄로 간주된다”며 “북한은 이 비인도적 범죄에 책임 있는 사람들을 가려내 처벌을 해야 한다. 그래야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정전선언이니 뭐니, 남북미 사이에 물밑으로 무슨 얘기가 오가는지 모르겠지만, 그 어떤 대의나 명분도 한 개인의 생명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며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에 있다. 대한민국은 자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에 이미 실패했다. 적어도 그 과오를 바로잡는 일에서까지 실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