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시간은 조류가 바뀌는 새벽으로 확인됐다.
29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A씨(47)는 지난 21일 오전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예정된 당직 근무에 투입됐다. A씨는 근무 직전 휴대전화로 아들과 통화하면서 “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조타실에서 근무하던 A씨는 오전 1시 35분쯤 함께 근무하는 3항사에게 “문서 작업을 한다”고 말한 뒤 조타실을 벗어났다. 이후 같은 날 오전 11시30분쯤 동료들은 점심식사에 나타나지 않은 A씨를 찾아나섰다. 그러나 조타실을 빠져나간 뒤 A씨의 행적은 찾을 수 없었다.
김홍희 해경청장은 29일 오후 청사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A씨가 실종된 당일) 오전 1시 39분은 조류가 바뀌는 시점이었다”며 “공교롭게도 (당시는 A씨가) 조타실을 이탈해서 행정실 컴퓨터를 부팅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당시 소연평도 인근 해상의 조류 흐름은 정조 시간대를 갓 지나 썰물에서 밀물로 바뀌고 있었다. 정조 시간대는 바다에서 밀물과 썰물이 바뀌는 과정에서 물흐름이 가장 느려지는 때로 보통 30분에서 1시간가량이며 6시간 주기로 바뀐다.
해경은 수산 계열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8년간 서해에서만 어업지도원으로 일한 A씨가 연평도 인근 해상의 조류를 잘 알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A씨가 조타실에서 나온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무궁화 10호에서 이탈해 월북한 것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성현 해경청 수사정보국장은 “표류 예측 결과와 실제 실종자가 발견된 위치는 상당한 거리 차이가 있었다”며 “인위적인 노력 없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제 발견 위치까지 (단순히)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해경은 앞서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 때는 A씨의 실종 시점을 21일 오전 2시부터 오후 11시 30분 사이로만 추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경은 현재 진행 중인 무궁화 10호 내 CCTV 감식 등을 통해 실종 시점 확인 작업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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