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안정세가 연휴를 거치며 재확산으로 돌아선 전례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방역 당국은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38명 늘어 총 2만369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50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수도권 확산 이전인 지난달 11일 이후 49일 만이다. 국내 발생은 23명, 해외 유입이 15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에서도 6명이 늘었다.
정부는 당장의 신규 확진자 수치만으로 현재 상황을 속단하긴 이르다고 밝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조용한 전파’가 이어져 방역 당국조차 하루 뒤의 변화를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지금은 한 세기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감염병 재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초와 7월 말에도 연휴 직후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추석 연휴에 방역수칙을 절대적으로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방역 당국은 추석 연휴부터 다음달 초까지 이어지는 기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확산세 감소로 역학조사에 여력이 생기면 보다 빠르게 전파 고리를 차단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방역수칙의 습관화를 통해 지금의 진정세를 유지해야 향후 경제활동이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기반이 만들어진다고도 설명했다.
다음달 11일까지를 추석 특별방역 기간으로 지정한 정부는 연휴 기간 모임과 이동을 최소화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불가피하게 이동하는 경우에는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생활방역수칙을 엄수해야 한다. 권 부본부장은 “만나면 반드시 확산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불안한 만남보다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명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도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일부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서울 도봉구 다나병원에서는 전날 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도 성남의 방위산업체에서는 지난 24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로 9명이 추가돼 지금까지 1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안양 소재 음악 학원과 관련해서도 자가격리 도중 2명의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비수도권 지역의 집단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경북 포항의 어르신 모임방과 관련해 1명이 새로 양성 판정을 받아 총 확진자가 12명으로 늘었다. 부산 동아대 부민캠퍼스와 관련해서도 2명이 추가돼 총 16명이 됐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조사 중’ 환자의 비율은 이날도 20%를 웃돌았다. 지난 16일부터 이날 0시까지 신고된 1308명 중 20.5%인 268명의 감염 경로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5명 중 1명꼴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