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당직병에게 사과”…당직병 측 “억울한 점 다 풀려”

입력 2020-09-29 16:44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을 제기한 당직사병 A모씨에게 공식 사과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황희 의원이 2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의 ‘군 특혜의혹’ 관련 최초 의혹 제기자인 당직사병 A씨에게 사과를 전했다. A씨는 황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의원은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한 이야기였다고 해도, 의도치 않게 A씨에게 피해를 줬다면 백배 사과해야 할 일”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 당직사병에게 과한 표현으로 마음의 상처가 된 부분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해서 대학원 과정도 잘 마무리하시고 편한 마음으로 미래를 설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또 “A씨에 대해 과도한 관심이나 공격을 자제해줄 것을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황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A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철부지의 불장난으로 온 산을 태워 먹었다”며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고 썼다. 하지만 야당의 거센 비판을 받자 글에서 이름과 ‘단독범’ 표현을 지운 뒤 “국민 여러분과 A씨에게 불편함을 끼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A씨 측은 검찰 수사 결과가 밝혀진 지난 28일 황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A씨의 대리인인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페이스북에 “황희 의원 등 A씨가 서씨와 전화 통화했다는 것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의 얘기는 새빨간 거짓이라는 것이 확인된 바, 거짓말을 했던 분들이 사과해야 한다”며 “검찰 수사로 사실로 밝혀진 사실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시면, 그 당사자가 누구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명예훼손 고소 등 끝까지 그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사과를 받은 A씨는 이날 김 소장을 통해 황 의원실에 연락을 취했다. 김 소장은 황 의원실 보좌진과의 통화에서 “황 의원의 깔끔한 사과로 A씨가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며 “A씨가 억울하고 서운한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모든 게 다 풀렸다. 황 의원이 원한다면 A씨의 연락처를 알려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곧바로 이렇게 연락해오는 걸 보니 A씨가 참 순수한 사람인 것 같다”며 “A씨가 사과를 받아줘서 마음 한구석이 편안해졌다. 이것도 인연인데 A씨와 소주 한 잔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