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 단체로 규정된 하늘부모님성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한학자 교주)이 ‘평화’ ‘화합’ 등을 기치로 내세운 자체 행사에 해외 유명 인사들까지 동원하며 교리홍보와 조직의 세 과시에 나섰다.
통일교는 지난달 27일 ‘제2회 신통일세계 안착을 위한 100만 희망전진대회’를 개최했다. 통일교 측은 이번 행사가 전 세계 199개 방송국을 통해 송출됐다고 홍보했다. 또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 호세 마누엘 바로소 EU 집행위원장 등이 기조연설자로 나서고, 굿럭 조너선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토마스 월시 천주평화연합(UPF) 세계의장 등이 환영사를 했다며 대대적으로 알렸다.
한학자 교주는 이날 “세계의 지도자와 인류들이 결단하고 하늘의 음성을 들을 때 진정한 평화의 한 가족이 될 수 있다”며 “그 날이 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평화를 내세우며 은연중에 자신들의 교리를 담은 것이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이처럼 통일교가 평화와 화합 등을 내세우며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로 사회적 공감대를 얻어 교리 완성을 이루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탁 소장은 지난 29일 “통일교의 핵심 교리는 지상 천국을 이루는 것이고,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은 사망 전까지 ‘하나님 아래 한 가족’을 외쳐왔다”며 “결국 통일교는 평화, 화합, 지구 환경과 같이 전 세계가 공감할 만한 주제로 꾸준히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전 세계의 리더로 올라서는 것에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 유명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운 점에 대해 탁 소장은 “해외 유명 인사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축전과 인사말을 전하지 않는다”면서 “지난 2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루터교세계연맹(LWF) 의장을 역임한 무닙 A. 유난 루터교 주교가 통일교 관련 행사에서 각각 50만 달러의 상금과 메달을 받았던 정황을 볼 때,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그들만의 커넥션(유착)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