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를 낸 후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며 보상으로 현금을 요구한 60대 사기꾼이 덜미를 잡혔다.
부산남부경찰서는 지난해 5월부터 이달 7일까지 일부러 차에 부딪쳐 사고를 낸 후 ‘들고 있던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며 11명에게 총 109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60대 사기꾼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CCTV가 없는 골목길에서 검은색 양복의 상주 차림으로 지나가는 차에 일부러 부딪친 후 깨진 사기그릇을 유골함으로 속여 운전자에게 현금 보상을 요구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피해 운전자들은 대부분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며 눈물을 보이는 A씨의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신고도 하지 않고 서둘러 돈을 건넸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씨는 운전자에게 ‘사망진단서(화장장)’라는 단어가 쓰인 노란 봉투를 보여주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했다. 그는 실리콘으로 자체 제작한 보호장치를 오른팔에 끼고 범행 예행연습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A씨는 일명 손목치기라고 불리는 수법으로 자동차 사이드미러에 손목을 부딪쳐 소액의 합의금을 뜯어내다 처벌받은 전력도 수차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유사한 수법으로 피해를 본 운전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찰은 “이 남성이 매일 오전 5시부터 집에서 나가 시내를 돌아다녔다”면서 “피해자들이 유골함을 깨뜨렸다는 미안함에 신고를 거의 하지 않는다. 남부서 교통사고 수사팀으로 연락을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