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참전 선언한 현대중공업

입력 2020-09-28 20:45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 삼파전이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글로벌 ‘빅5’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원매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결과 현대중공업지주와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참여했다. 매각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이다. 매각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8000억~1조원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이후 유력한 인수 후보로 지목돼왔다. 현대중공업그룹 산하 현대건설기계는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를 뒤이은 2위 사업자이다. 굴삭기·지게차 등 사업군이 합쳐질 경우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8년 실적 기준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시장점유율은 3.7%로 9위, 현대건설기계는 1.5%로 20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기계가 두산인프라코어를 합병하면 시장점유율이 5.2%로 세계 5위인 볼보건설기계(5.2%) 수준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서도 현대중공업의 입지가 커진다.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점유율은 약 40%로 1위다. 이어 현대건설기계와 볼보건설기계가 25~30% 수준으로 2~3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와 현대건설기계가 통합하게 되면 점유율은 단숨에 65~70%로 뛰면서 점유율 1위로 뛰어오른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두산그룹 고강도 자구안의 ‘마지막 퍼즐’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4월 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극복을 위해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은 뒤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했었다. 이후 두산그룹은 지난 5개월 동안 계열사 및 자산 매각 등으로 총 2조2096억원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1조원 규모로 마무리되면 약 3조 200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채권단에게 약속했던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달성하는 셈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