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 입은 국민의힘 “秋아들 구하기 10분의1 노력 했나”

입력 2020-09-28 17:21 수정 2020-09-28 17:23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북한의 우리 국민 학살만행 규탄 긴급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8일 공무원 이모(47)씨 피살 사건과 관련해 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당시 상황과 정부 대응을 설명할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했지만 참모 회의에서의 뒤늦은 사과 입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검은색 정장에 검은 마스크, 근조 띠를 착용한 채 긴급의원총회를 열었다. 의원들은 ‘대통령님 어디 계십니까? 우리 국민이 죽었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도 들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피살된 공무원에 대한 애도를 표한 뒤 “추미애 장관 아들을 구하려고 국방부가 얼마나 노력했나. 해수부 공무원을 구하려는 데 그 10분의 1 노력이라도 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 “유가족 위로는 세 줄, 신속히 사과한 김정은 칭찬은 열 줄이다. 참 잔인한 위로”라며 “문 대통령은 북한과 편지까지 주고받고 있었으면서 그 채널로 공무원을 구출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에게 즉각 피살 상황이 보고되지 않은 데 대한 의혹 제기도 이어졌다. 정진석 의원은 피살 바로 다음 날 새벽에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와 관련해 “참석자 중 한 사람이 종전선언 연설을 유엔에서 강행해도 되느냐고 얘기했다고 들었다”며 “그 의견은 묵살된 채 대통령에게 보고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을 ‘계몽군주’라고 평가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 “폭군을 계몽군주라 받드는 게 이 나라 진보지식인의 실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이후 국회 대정부 긴급현안질문을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 생명을 보호하는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누누이 말씀하신 분”이라며 “대통령께서 언론에 직접 나와 이 사태 전말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실 것을 정식으로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