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포맷 수출 넘어 글로벌 합작 뜬다… tvN의 도전들

입력 2020-09-28 17:14

tvN이 해외 유수의 제작사와 함께 기획한 예능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최근 ‘꽃보다 할배’ ‘300’ 등 tvN 예능들이 해외에서 수출되면서 리메이크 되는 사례가 늘었는데, 공동 기획은 이보다 나아간 합작 형태다. 포맷 개발 단계부터 협업하면서 현지 편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다.

스포츠 예능 ‘캐시백’, 음악 추리 예능 ‘올인’, 다큐멘터리 ‘신비한 무술사전’ 등이 공동 기획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사례다. ‘캐시백’은 피지컬 만렙 승부사들이 코스마다 걸려 있는 상금 ‘캐시몬’을 쟁취하기 위해 육탄전을 벌이는 초대형 스포츠 게임쇼다. 지난 4월 파일럿 방송 이후 호평을 얻으며 지난 8월 정규편성 됐다. 1200여 평 거대 규모의 세트장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가 특징이다.

포맷 개발에는 미국의 제작사 버님-머레이 프로덕션(Bunim-Murray Productions)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리얼 월드’를 비롯한 국내에서도 리메이크 된 ‘프로젝트 런웨이’를 만든 미국의 대표적인 제작사다. CEO 길 골드샤인(Gil Goldschein)은 “‘캐시백’은 재미있고, 시각적으로 즐겁고, 무엇보다 높은 신체 능력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궁극적인 형태의 게임쇼”라며 “현지와 전 세계 시청자 마음을 사로잡을 혁신적인 포맷”이라고 말했다.

추석특집으로 방송 중인 tvN ‘올인’ 역시 글로벌 공동 기획 프로그램이다. 세계 최초로 음악 쇼에 베팅이라는 소재를 결합해 화려한 노래 실력은 물론, 보컬리스트 간의 전략 싸움을 보는 재미까지 선보이고 있는 보컬 베팅 쇼다.

tvN과 미국 콘텐츠 제작사 및 배급사인 프로파게이트(Propagate)가 공동으로 포맷 개발 및 제작에 참여했다. 프로파게이트는 미국 드라마 ‘더 오피스(The Office)’와 요리 서바이벌 ‘마스터셰프(Masterchef)’를 제작한 것으로 유명한 프로듀서 벤 실버맨(Ben Silverman)과 하워드 오웬스(Howard Owens)가 설립한 회사다. 대표작으로는 넷플릭스 ‘오싹한 만남’, 선댄스와 베를린 영화제에 공개되었던 다큐멘터리 ‘힐러리’가 있다.

지난 8월 tvN을 통해 방송된 다큐멘터리 ‘신비한 무술사전’도 글로벌 공동 기획 프로젝트다. 한중일을 배경으로, 배우 수현과 댄 포글러가 이 시대 마지막 무술 고수들을 만나 그 안에 담긴 지혜를 배우며 성장하는 몸의 인문학을 다뤘다. 이 프로그램은 채널 인사이트TV(Insight TV)가 함께 제작했다. CJ ENM의 ‘팩츄얼스튜디오’와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UHD 콘텐츠를 방영하고 전 세계에 4K UHD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채널이다.

tvN은 “해외 제작사와 공동으로 포맷을 개발할 경우 기획 단계에서부터 현지에 맞게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며 “tvN 예능이 현지에 편성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해 예능을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이번 해외 제작사와의 공동 기획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