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출범 1년, 가입 1천만↑ 급성장… 저작권 문제는 아직

입력 2020-09-28 16:14
웨이브 기자간담회 현장. (왼쪽부터) 이태현 대표, 이상우 CPO, 조휘열 CTO, 정욱 CFO, 이희주 실장. 콘텐츠웨이브 제공

지난해 9월 18일 출범한 OTT ‘웨이브’의 이용자(유료+무료)가 최근 1000만명을 돌파했다. 웨이브는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의 연합 플랫폼인 대표 토종 OTT인데, 웨이브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약 2.8배 급성장한 고무적인 지표다. 웨이브는 2~3년 내 흑자 전환을 예상하면서 2024년 상장을 목표로 해당 시점까지 가입자 600만명, 매출 규모 5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웨이브는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범 1주년 성과와 서비스 개편,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웨이브에 따르면 1년 사이 유료 이용자 수는 64.2% 증가했다. 무료 가입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회원 수는 1000만명을 넘는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7월 이후 오리지널과 독점 해외 시리즈가 연이어 발표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닐슨코리안클릭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웨이브 월간 순이용자 수(MAU)는 387만 9730명이다. 지난해 11월 최고 수치였던 400만명 수준에 육박하면서 전성기 시절로 몸집을 다시 불리고 있는 셈이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독점 해외시리즈, 월정액 영화 서비스에서 성패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도 약 580억원을 콘텐츠에 투자한 웨이브는 고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해당 부분에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드라마 ‘녹두전’에 이어 올해 드라마 7편, 예능 4편, 콘서트 1편 등 12편의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서비스 질을 높이고 있다. 특히 10월 이후에는 ‘날아라 개천용’ ‘나의 위험한 아내’ ‘복수해라’ ‘바람피면 죽는다’ 등 드라마를 대거 공개하고, 온라인 콘서트 ‘온서트20’을 오리지널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12월에는 강호동, 이수근, 신동이 진행하는 예능 ‘어바웃 타임’을 독점 소개하면서 공룡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아시아뿐 아니라 미주, 유럽, 중동 등에 수출하면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세계화를 노린다.

월정액 영화도 6000여편으로 늘렸다. 최근에는 홍콩영화 전성기 시절 명작 200여편과 함께 ‘007’ ‘로보캅’ ‘록키’ ‘호빗’ 등 추억의 인기작 시리즈까지 함께 선보이고 있다. 해외시리즈 독점 및 최초 공개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재 ‘핸드메이즈 테일(시녀이야기)’ ‘노멀 피플’ ‘갱스오브런던’ ‘FBI’ ‘디 어페어’ 등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이 대표는 “웨이브는 수익을 콘텐츠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갈 것”이라며 “내년에는 더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로 웨이브 오리지널에 대한 이용자 기대감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웨이브는 연중 서비스 개편 프로젝트 ‘엘리시움’을 가동하고 있다. 한꺼번에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하는 대신 꾸준히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가는 방식이다. 지난 3월 월정액 영화와 개별구매 영화를 분리하면서 혼란을 줄였고, 자녀 보호를 위한 성인콘텐츠 숨김·차단 기능도 도입했다. 6월에는 라이브채널 기능 개편과 함께 구매 프로세스 간소화를 지원했고 7월에는 방송과 영화, 해외시리즈 등 개인화 추천 기능을 도입했다.

조휘열 웨이브 플랫폼기술본부장은 “여러 유형의 알고리즘 딥러닝 플랫폼을 구축해 장르별 개인화 추천서비스를 최적화하고 있다”며 “영화 장르는 이용량 증가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고 있고, 방송 분야도 지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개선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관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UI 개편이다. 웨이브는 접근성 제고를 위해 모바일 화면 주메뉴를 하단에 배치했다. 또 원하는 콘텐츠 장르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이상우 웨이브 서비스본부장은 “원하는 결과에 빨리 도달할 수 있도록 구조적 단순화를 추구한다”며 “데이터 기반 신뢰도 높은 추천 기능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브는 넷플릭스라는 거대한 장벽과 곧 국내에 진입할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의 선전에도 웨이브가 훌륭히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핵심은 로컬 콘텐츠”라며 “(해외 사업자보다) 자본 면에서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국내 시장은 로컬 콘텐츠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웨이브는 내년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최근 CJ ENM의 티빙과 JTBC가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국내 시장이 파편화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는 “각자의 경쟁력을 강화해 일단 규모를 키운 뒤 통합 등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모델을 벤치마킹해 해외를 공략할 계획을 묻는 말에는 “넷플릭스처럼 글로벌 모델로 가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약 2년 후 글로벌 진출 여부를 가시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원과 영화 저작권을 둘러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 국내 협회들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최근 저작권 배분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지만 이 대표는 “논의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정책기획실장은 “OTT가 수익을 계속해서 안겨주기 위해서는 플랫폼이 안정돼야 한다”며 “영속적인 저작권료 지급을 위해 OTT 도입 초기 시장임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